경찰에 붙잡힌 주부도박단 때늦은 후회
본전만 찾으면 그만 두려 했는데... 14일 오후 1시 인천경찰청 기동수사대.
이날 새벽 인천시 남구 용현2동 모 오피스텔 신모(61)씨 집에서 수천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벌이다 검거된 주부들은 고개를 떨구고 경찰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검거된 이들은 주부 29명을 포함해 모두 41명.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인천시내 개인 주택에 차려진 20여곳의 도박장을 돌며 모두 55차례에 걸쳐 10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도박장을 물색하고 도박 대상자를 모집하는 ‘하우스장’의 호출을 받고 집결장소에 모인 뒤 보안 유지를 위해 날마다 바뀌는 도박장으로 이동했다.
주부들은 자신들을 도박장으로 데려다 주고 도박장 주변을 감시하는 ‘문방’, 선이자를 떼고 판돈을 빌려주는 ‘딱지’, 잔심부름을 하는 ‘박카스’ 등을 두고 주로 오후 9시에서 새벽 4시까지 도박에 빠졌다.
이들이 즐긴 도박은 속칭 ‘민마발이’ 민마발이는 ‘도리짓고땡’을 실제로 하는 ‘앞전’ 4명 중 이길 것 같은 사람에게판마다 돈을 거는 경마식 도박이어서 도박 규칙을 전혀 몰라도 도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부들이 쉽게 빠져드는 도박이다.
경찰이 돈을 빌려주는 ‘딱지’의 수첩을 압수해 조사한 결과 주부 대부분이 빚을지고 있을 정도로 도박판에서 정작 돈을 따기란 매우 어렵다.
빌리는 돈의 10∼20% 가량을 선 이자로 떼어 내기 때문이다.
일단 빚을 지게 되면 더더욱 도박판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본전 생각도 나지만 무엇보다도 빚을 갚으라는 하우스장과 딱지의 독촉 때문에반 강제적으로 도박판에 다시금 빠져 들게 된다는 것.
이번 도박단 검거도 ‘아내가 도박으로 5층 건물을 날리고 본전을 찾기 위해 사채를 빌려 계속 도박장을 전전하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에 의해 이뤄졌다.
검거결과 제보자의 아내로 추정되는 주부는 적발치 못했지만 검거된 주부 상당수가 빚 때문에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조사를 맡았던 경찰의 설명이다.
한 주부는 ‘식당에서 일하면 2만∼3만원 일당이 고작이지만 도박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빠져 도박을 하게 됐다며 그만 두려 했는데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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