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에 실려 병원행 ‘헛소문’…확인전화·진상파악 대소동
정·재계와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그룹이 12일 오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상에 관한 일로 대소동을 벌였다. 이날 오후 6시30분쯤 삼성그룹 총수인 이회장(61)이 모 처에서 쓰러져 구급차 편으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회장이 쓰러졌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부 기자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삼성측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회장 홍보를 전담하는 삼성구조조정본부에는 확인전화가 빗발쳤고,재계 정보팀 등도 진상파악을 위해 삼성 임직원에 대한 긴급접촉을 시도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삼성은 발칵 뒤집혔다.
오너의 동정과 신상에 대한 것은 삼성에서 일종의 금기사항이어서 삼성 직원들조차 정확한 진상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회장은 지난 1999년 말부터 2000년 초에 걸쳐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폐암 치료를 받아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첩보는 ‘잘못된 정보’로 판명났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삼성 구조본의 한 관계자는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회장은 이날 오후 내내 외출하지 않고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잘못된 정보가 돌면서 그런 해프닝이 일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회장이 쓰러졌다는 소식은 정·재계에도 충격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경찰 등에서도 이날 오후 늦게 삼성측에 진위를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기관에서도 이회장 신상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거의 기정사실인 걸로 알고 있으나 ‘확인불능’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이회장이 개인 건강문제로 쓰러졌다고 해도 이는 검찰에서 정치자금 수사를 재계로 확대하는 상황이어서 큰 파장을 불러오는 것”이라며 “기업 전체의 사기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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