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번호가 없는 불법체류자들에게도 가주 운전면허 신청을 허용하는 새 운전면허 취득 관련법(SB60)이 시행도 되기 전에 폐기 논란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이 법에 대한 위헌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반대 세력들의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체류신분 때문에 운전면허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크라멘토에 본부를 둔 보수 법률단체인 퍼시픽 법률재단은 불체자 운전면허법이 미 헌법에 위배된다며 10일 새크라멘토 주 항소법원에 이 법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한 히스패닉계 이민관련 단체와 공동으로 소송을 낸 재단은 소장에서 불체자 운전면허법이 이민법 집행에 관한 연방정부 권한과 국가안보를 침해하고 있고 불법적인 유권자 등록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불체자 운전면허법 철회 의사를 밝혀온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선자도 다음주 17일 공식 취임한 뒤 곧바로 주 의회에 SB60 폐지를 위한 특별회기를 열도록 요청하고 의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를 주민투표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가주공화당회의(CRA) 등 보수단체들의 주도 하에 내년 3월 선거에서 SB60 무효화 여부를 묻는 주민발의안을 상정하기 위한 유권자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불체자 운전면허법 철폐안이 주민투표에 부쳐질 경우 반민주당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철회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체자 운전면허법이 내년 1월1일 실제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지가 매우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에 대해 멕시칸법률교육기금(MALDEF) 등 이민자 권익옹호 단체들은 이민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법이 이미 많이 있음에도 불체자 운전면허법에 대해서 위헌 소송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논박했다.
한편 이민권익단체들은 12일 정오 LA다운타운 주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슈워제네거 당선자와 반이민 단체들의 불체자 운전면허법 철폐 기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할 예정이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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