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핑몰부터 골프장까지 투자물색 E2비자 증가
한국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번 이모(46·서울 강남구)씨는 지난 9월 초 LA에 와 골프장 또는 샤핑센터 매입을 물색하면서 두 달째 머물고 있다.
수백만달러를 송금해 놓은 이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전직 한인은행 간부와 함께 LA 인근 도시를 돌며 매물을 돌아보고 있다.
지난해 자녀를 조기 유학시킨 김모(44·서울)씨는 매번 생활비 송금이 불편하다며 미국에서 생활비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최근 돈을 가져와 샤핑센터나 빌딩, 비즈니스 매입을 물색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대형 투자가들이 LA로 몰려오고 있다.
한국의 전반적인 경기침체, 정치불안 등으로 자금 활용에 불안을 느낀 한국의 큰손들이 최근 LA 등 남가주의 부동산 붐을 타고 LA로 모이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계와 변호사 등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오는 비즈니스나 상업용 부동산의 과반수 이상이 이같은 한국 투자가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인타운 인근의 70만달러 이상의 고급 콘도, 베벌리힐스의 100만달러 이상의 주택 거래의 대부분이 한국 투자가들이다.
J.S 골프레저의 준 서 대표는 금년에 남가주에서 골프장 매입을 문의한 50여 그룹 가운데 35%가 본국 한인이었다고 밝히고 이들의 투자규모도 보통 1,000만~2,000만달러 정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투자가에 의해 최소한 3~4개의 골프장 매입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MAC 부동산뱅크 양광호 부사장은 한인 투자가들은 수익성이 좋다고 생각하면 60만∼70만달러도 서슴지 않고 지불하고 있다며 100만달러 이상의 경우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투자가들은 대형 부동산 매입시 친척 이름으로 매입했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에 명의를 이전하고 있다. 또한 소문이 날 것에 대비 미국인 에이전트를 고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IMF사태 이후 몇 년간 미국 합법체류의 방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비자(E-2)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한국 투자가들의 LA 행렬을 증명해 주고 있다.
연방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회계연도(2002년 10월∼2003년 9월) 중 E-2자를 받은 한인은 1,961명으로 집계돼 전년도의 1,670명에 비해 17.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2 비자를 신청, 발급 받는 한국인 수는 99년 806명, 2000년 1,386명, 2001년 1,403명으로 99년 IMF사태 이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김승기 이민변호사는 E-2비자 신청 투자액도 3년 전에는 10만∼20만달러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 최소 50만달러에서 대부분 100만달러를 넘는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E-2비자 매입자들이 늘면서 한인타운 사업체 매물 가격의 급증을 부추기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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