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일반적인 가족형태인 핵가족의 중심이 되는 부부관계는 가족 전체 생활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부부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며, 부부간의 주도권 다툼은 이상적인 가정에서조차 일어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부싸움에서 서로 자기 입장만 고집하며 배우자의 주장이나 요구를 전혀, 아니면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가 되면 수습되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성으로 이혼까지 부르게 된다. 서로가 상대방의 위치에 서서 생각해 본다든지 상대방의 아픔을 함께 느껴 볼 수가 없다면 부부싸움은 곧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란 표현처럼 꼭 이혼을 초래하는 것만은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더 좋은 부부관계를 만드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결국 부부싸움을 어떻게 대처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부부관계는 악화될 수도 있고 강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랑을 두 배로 키우는 부부싸움 테크닉」을 살짝 엿보기로 하자.
우선, 부부싸움을 할 때 “듣기 싫어” “입 닥쳐”라는 식으로 말을 막고 자신의 얘기만 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끌어나간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듣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기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막무가내로 우기기 쉬운 부부싸움에서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효과적인 부부싸움을 위해서는 토론식이 되어야지 싸움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이 기본 요소라 한다. 그리고 “당신 주제에 뭘” “쥐뿔도 모르면서”와 같은 말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기
때문에 약점이나 콤플렉스라고 생각되는 표현은 삼가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상대방 집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필수조건이라고.
부부싸움에서 누가 이기고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므로 자신이 잘못한 일은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파워게임에서 자유로워야 싸운 후에 애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무엇보다, 부부싸움은 곧바로 화해해야하며, 화해가 되지 않는다고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기에 빠른 화해시기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이처럼 부부싸움도 남편 또는 아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선에서 이뤄진다면 오히려 바람직한 부부생활을 영위하는 촉매역할이 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요즘 한인가정이 이혼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혼의 이유를 물어보면 흔히 ‘성격차이’라고 한다. 그들의 주장은 성격차이로 인한 갈등이 부부싸움의 불씨가 되고 잦은 싸움이 서로를 이해하는 쪽보다는 오히려 불신을 키우다보니 갈라서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혼하는 부부들은 ‘성격차이’ ‘불신’ 등 나름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기에 갈라서는 것일 게다. 하지만 흔히 이혼 사유로 내세우는 ‘성격차이’의 의미란 바로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자기주장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행복하게 살다가도 사소한 갈등이 생기면 부부싸움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부싸움이 바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재미있게 들은 얘기를 소개한다. 「한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다 남편이 몹시 화가 났다. 화가 난 남편은 아내에게 소리를 질렀다. “나가 버려!” 아내도 화가 나서 벌떡 일어섰다, “나가라고 하면 못 나갈 줄 알아요!”
그런데 잠시 후 아내가 다시 자존심을 내려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남편은 왜 다시 들어오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가장 소중한 것을 두고 갔어요!” “그게 뭔데?” “바로 당신이에요!” 남편은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그 후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우리가 부부싸움을 하면 뭐해! 이혼을 해도 당신이 위자료로 나를 청구할텐데...”
라며 여유 있게 웃고 만다.」
이처럼 한인들이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부부싸움이 가정을 파괴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부부의 사랑을 키우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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