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금식후 조직적 반미테러, 이라크 저항세력의 실체 논란
이슬람권의 라마단 금식이 시작된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의 조직적인 반미 테러 공격이 한층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저항세력의 실체에 관한 논란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 배후는 사담 후세인?
사담 후세인이 저항의 직접적인 배후라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그가 간접적으로 구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정황은 많다. 미군은 사담 후세인이 생존해 현재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2일 NBC 방송을 통해 “후세인이 구정권 간부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일련의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미군을 고려할 때 후세인이 전면에 나서서 저항세력을 지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반미 항전을 독려하는 것은 가능하다. 또 저항에 나선 후세인 정권의 간부와 지지자들은 구체제 복귀를 꿈꾸며 후세인을 정신적 구심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후세인이 테러공격의 자금을 대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군 제4단장은 “후세인 추종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감행하는 대가로 건 당 최대 5,000 달러에 이르는 보상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일부 저항세력도 누군가로부터의 자금 지원이 있음을 시인했다.
▦ 아니면 알 카에다 등 외부 세력?
이라크 저항세력 가운데 외부 테러 세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정설로 통하고 있다. 폴 브레머 이라크 군정 최고 행정관은 2일 “지난 주 자폭을 시도하다가 체포된 테러범은 시리아 여권을 가진 예멘인이었다”며 “대부분의 외국 테러 세력은 예멘,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의 여권을 갖고 시리아를 통해 들어온다”고 밝혔다. 브레머 행정관은 또 알 카에다 및 알 카에다 연계조직인 안사르 알 이슬람 대원들이 이라크에 침투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 정보당국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전사가 200~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BBC 방송은 “비군사적 표적에 대해 차량 폭탄 공격을 가하고 그 이후에도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방식은 알 카에다 수법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알 카에다의 요원이나 그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 다양한 저항세력의 집합체?
분명한 것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통합된 지도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단일 조직은 아닌 것 같다는 점이다. 영국의 제레미 그린스톡 특사가 “후세인 지지자들과 해외 테러리스트,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전쟁 발발 직전 풀어준 죄수 10만명 중 일부 등이 합작해 미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은 이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게릴라 조직들이 개인적 관계를 토대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고, 조직간 의사 전달은 10대 소년 등의 전령을 통해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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