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등 전국의 언론들은 7일 공화당 할리웃 배우로부터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그것도 이민 1세라는 이방인(?)적인 기반으로 당당하게 주지사에 등극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당선을 보도하면서 아울러 ‘그의 성공 이면에는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라는 비밀 병기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같은 내용은 꼭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도 슈워제네거가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진 수락 연설장에서 다른 중요한 현안문제에 언급하기 앞서 가장 먼저 아내를 거명하며 마리아 슈라이버, 당신 때문에 내게 표를 던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잘 알고 있다는 말을 들은 시청자들은 이미 그녀가 일등공신임을 알아채고 있었다.
민주당 명문인 케네디가에서 정치를 배우고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던 중 공화당원인 슈워제네거와 결혼한 슈라이버는 남편의 출마에는 반대했었지만 일단 결정된 후에는 NBC 앵커직을 휴직하면서 캠페인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초기에는 공공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등 소극적 내조 자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막판에는 혼자서도 유세에 나서고 남편 대신 직접 연설도 하면서 슈워제네거를 부상시켰다.
그녀 활약의 핵심은 캠페인 막판에 터져 나와 그의 상승세를 주춤케 했던 치명적 성추문의 파문을 그녀가 온몸으로 방패노릇을 한 것이다. 마지막 4일간의 버스유세 때 슈라이버는 그의 옆을 지키며 키스로, 온화한 미소로, 때로는 열정적인 구호합창으로 남편을 신뢰하는 내조자 역할을 감당해 냈다.
따라서 일부 언론은 마지막 주말의 슈라이버의 적극적 유세가 없었다면 슈워제네거가 몰락했을지 모른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똑똑한 아내와 명문 처가가 적극 믿어주는 남편이자, 사위인 슈워제네거’를 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이 온화해져서 성추문의 파고가 생각보다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슈라이버는 남편의 당선 확정 후인 8일까지도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지만 사실은 캠페인 초기부터 언론 홍보 분야를 도맡았다. 뉴욕타임스는 9일 슈라이버는 슈워제네거팀의 언론 홍보의 비밀무기 역할을 했다고 전하고 공보담당 토드 해리스의 말을 인용, ‘언론 홍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슈라이버가 이것은 해라, 그것은 하지 말라 식으로 처음부터 공보팀을 지도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슈워제네거 진영이 내세운 ‘아놀드는 변화의 전도사; 아놀드는 변화를 가져올 만큼 강하고, 캘리포니아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만큼 열정적이다’는 슬로건도 슈라이버의 아이디어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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