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는 오늘 치러지는 주지사 소환선거에서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상관없이 선거전 후유증으로 심한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볼 때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 퇴출당하고 그의 자리를 정치 초년병인 공화당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차지하는 것. 이 경우 데이비스 주지사가 관저를 방어하거나, 그가 쫓겨나고 민주당측의 보궐선거 후보인 크루즈 부스타만테 부지사가 당선되는 것보다 가주는 훨씬 골치 아픈 후유증을 앓을 수밖에 없다.
지난 주말 LA타임스에 의해 폭로된 이후 파장을 키워가고 있는 성추문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분위기로 미뤄보아 여성 피해자들의 폭로는 그의 당선후 에도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며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겨냥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말하자면 캘리포니아판 ‘빌 클린턴 대통령-폴라 존스 여인 법적 공방’ 케이스가 재연되는 셈이다.
또한 슈워제네거가 데이비스의 유임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득표수보다 훨씬 적은 표로 당선될 경우 정통성 시비와 함께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의 총공세를 버텨낼 방어막이 없기 때문에 주정부의 운영이 파행을 겪을 것은 명확관화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측의 으름장대로 슈워제네거 재임 초반에 그를 소환하기 위한 새로운 리콜 캠페인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행 주법에 의하면 새 주지사가 취임한 후 6개월이 지나면 소환 캠페인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측에선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 캠페인이 대럴 아이사 연방하원의원의 자비 쾌척으로 시작되었듯 새 공화당 주지사 리콜을 위해 큰돈을 내겠다는 ‘물주’를 이미 한명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공화당이면서도 중도파 성향을 간간이 내비치는 그가 공화당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반면 데이비스가 주지사직을 방어하던가, 부스타만테가 그를 대체해 새로운 주지사에 당선된다 해도 선거 후유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당과 데이비스측은 더러운 정치술책과 언론을 꼬드긴 폭로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공화당측은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 법정 공방을 포함한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미 무조건한 민주당 지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흑인과 라틴계 등 소수계 유권자들이 막판 폭로전을 ‘더러운 정치’로 규정,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측에 반기를 들 경우 소환선거의 후유증은 전국적인 규모의 소용돌이를 파문을 넓힐 가능성마저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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