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실수라면서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것과 같은 장기간의 폭력적이고 무익한 전쟁에 미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6일자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라크 침공시 내세웠던 논리 가운데 사담 후세인과 테러리스트의 연계는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하고 오히려 후세인은 근본주의자들과 싸웠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후 이라크는 모든 파괴주의적 요소들의 새로운 중심이자 자석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힌 푸틴 대통령은 따라서 미국, 영국 중심의 동맹군은 후세인 잔당과 과거에 후세인의 적대세력이었던 근본주의자들 모두를 적으로 안게 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이슬람 세계로부터 무장세력이 이라크에 잠입하고 있으며 이들은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에서 우호적인 환경에 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근거로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른 것과 같은 장기간의 전투가 이라크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우려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한 대책으로 푸틴 대통령은 이라크의 주권회복과 다국적군의 주둔시한을 명확히 하는 유엔 결의안 채택을 위해 미국이 신속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식 명칭이 점령군인 세력을 현지 주민들이 어떻게 대할 것인가고 반문해 미국이 현재 결여하고 있는 이라크 점령의 국제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도 적대행위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해온 만큼 미국이 이라크에 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인정해 유엔의 주도적 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프랑스, 독일과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자신의 입장이 매우 실용적이고 유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 다국적군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미국에 정치적 지원을 제공한 것 이외에 다른 효과는 없다면서 이들이 알코올을 남용하고 무기를 팔아먹기 시작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러시아의 이란 원자력 발전소 건설 지원문제에 관해 푸틴 대통령은 이란에게 사용후 핵연료 회수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우려에 대처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업체를 거명하지 않은채 미국과 유럽의 업체들도 이란의 원자력 사업을 지원했으나 러시아 업체들처럼 제재를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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