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게릴라전 등으로 이라크가 갈수록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의 아버지들이 참다 못한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래리 사이버슨씨는 26일자 뉴욕 타임스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을 촉구하는 전면 광고를 냈다. 그의 두 아들 브랜든과 브라이스는 현재 티크리트와 바그다드에서 포병으로 복무 중이다.
13만9,000 달러(1억6,680만 원)나 되는 광고비는 진보적 정치단체 ‘무브온(MoveOn.org)’과 ‘전쟁 없는 승리(WWW)’가 지불했다.
광고에는 럼스펠드가 전쟁 중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장담하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담은 대형 사진 및 사이버슨씨의 침통한 얼굴과 그의 항의문이 실렸다. 지면 상단에는 “럼스펠드는 나의 아들들과 국가를 배신했다. 이제 그는 떠나야 한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사이버슨씨는 항의문에서 “애국심 강한 미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 아들들과 그들의 노고는 자랑스럽다. 하지만 그들이 복종하는 지도자들은 명예롭게 행동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모두를 수렁에 빠뜨린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럼스펠드는 전쟁과 전후 복구에 대해 단 하루치의 계획밖에 세우지 못했다”며 럼스펠드의 사임을 요구했다.
한편 27일자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에스콘디토에 사는 페르난도 수아레즈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 아들은 부시의 거짓말 때문에 죽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의 스무살 난 아들 지저스는 이라크전 초기에 전사했다.
수아레즈씨는 “나의 아내와 가족은 불법적인 이 전쟁 때문에 미국의 아들들이 더 이상 죽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가 평화를 원하는 것이 비 애국적인 행동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부시는 전쟁 비용으로 870억 달러를 요구하면서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한 푼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5월 1일 승전 선언을 한지 150여일이 지난 27일 현재 개전 이후 미군 사망자는 308명, 부상자는 1,673명이며 이 중 170명은 승전 선언 이후에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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