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 ‘저돌적 공세’
부스타만테 ‘차분한 방어’
새크라멘토 소재 칼스테이트 캠퍼스에서 벌어진 가주 주지사 보궐선거후보 합동토론회는 참석자 5인이 서로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격을 퍼부으면서 초반부터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의 주인공은 앞서 두 번의 토론회를 건너뛰고 이날 처음으로 참석한 공화당의 아놀드 슈워제네거였다.
회색 싱글을 말쑥히 차려 입은 슈워제네거는 가주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첫 번째 질문에 경기회복이라고 답한후 각종 규제와 높은 세금이 기업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해설까지 곁들이는 등 토론회 준비를 착실히 했음을 보여주었다.
슈워제네거는 허핑턴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자신을 연결시켜 한묶음으로 비난하자 번짓수를 잘못 찾았다. 그런 얘기를 하려면 (대선 후보지명전이 열릴) 뉴햄프셔로 가라고 응수, 청중의 폭소를 자아냈으며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가주내 소득상위 2%에 드는 허핑턴 후보도 세금을 제대로 안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반면 허핑턴 후보는 슈워제네거의 공세가 이어지자 언론에 보도된 그의 여성비하 발언을 빗대 여성에 대한 당신의 인식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고 응수, 그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슈워제네거가 다른 후보들과의 좌충우돌로 자신의 강력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시도한 반면 그의 ‘주적’인 부스타만테 부지사는 냉정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혀 프로 정치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토론회 서두에 소환선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부스타만테 부지사는 가주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손쉬운 대응법은 이미 모두 사용했으며 이제는 고통스럽더라도 어려운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지출을 대폭 축소하고 담배세 등 세금인상으로 적자를 줄이되 교육예산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 외에 톰 맥클린톡 공화당 주상원의원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프로포지션 54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피터 카메요 녹색당 후보는 싱글페이 시스템에 의한 전주민 의료보험 도입을 주장했다.
한편 토론회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20%는 누구를 지지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67%는 이번 토론회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주 정치사상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 100여 언론사에서 파견된 500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CNN, MSNBC, 폭스 는 미 전역에 토론회 실황을 생중계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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