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분열 봉합 ‘산너머 산’
조지 부시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에서 과거 갈등을 씻고 이라크 재건을 위해 전진할 것을 호소했으나 국제사회는 여전히 분열된 모습을 보여줬다. 6개월 전 미국이 유엔의 승인 없이 이라크 전쟁을 단행했던 일방주의가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과거 유엔 회원국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그러나 유엔의 근본적인 원리와 목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자치정부를 달성하는데 유엔에 중요한 역할이 있다며 미국이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는 유엔결의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평화와 유엔의 신빙성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과 연합국들이 이라크 전쟁을 단행했다고 주장, 유엔이 이라크 전쟁을 승인하지 않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게다가 그는 이라크 재건을 위해 유엔 회원국들의 재정 및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미국의 주도권에 대해서도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
이날 총회에서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유럽 정상들 가운데 이번 기회에 미국의 일방주의를 책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테러위협에 맞서기 위해 선제공격도 불사해야 한다는 미국의 논리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선제공격론은 아무리 불완전할지라도 세계 평화와 안전이 58년간 의지해 왔던 원칙에 근본적으로 도전하는 처사라며 이런 원칙이 채택된다면 명분이 있건 없건 일방적이고 법에 의거하지 않은 무력사용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난 총장은 그러나 최근 수개월간의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건 그 결과가 민주적이고 안정된 이라크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라크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촉구를 지지했다.
한편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각국 대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라크전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을 강력히 비판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 주권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모든 사람의 이름을 내걸고 단독으로 행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의 독주를 비판한 뒤 유엔의 통제아래 이라크 주권을 이라크 국민들에게 넘겨주는 구상을 밝혔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주권을 돌려주는 것을 서둘러서도, 늦춰서도 안 된다며 구체적인 주권반환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