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증 누나 위해 신장기증
양동환씨 ‘동생으로 당연한 일’
“이제 신장을 하나씩 나눠 가졌으니까 동생과 더 친하게 지내야죠”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서난주(39)씨는 1년3개월 전부터 병세가 악화돼 하루에 3∼4번씩 투석을 해왔다. 매일 계속되는 투석으로 인한 육체의 고통도 심했지만, 비싼 치료비용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더욱 참을 수 없었다. 신장만 이식 받으면 치료할 수 있는 병이었지만, 이국 땅에서 신장 기증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서씨는 한국에 있는 남동생 양동환(36)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미국으로 이민온 지 10년이나 돼 집안의 큰 행사 때가 아니면 만나기도 힘들었던 남동생이었지만, 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
양씨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신장 조직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누나와 신장의 조직이 일치해 수술이 가능했다. 마침 이민을 준비중이던 양씨는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가족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착과정의 어려움을 부인에게 떠넘기는 게 미안했지만, LA에 도착하자마자 누나와 함께 세인트 빈센트 병원으로 직행했다. 예정 수술일은 7월16일이었다. 하지만 누나 서씨의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1주일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수술이 가능했다.
지난달 25일, 이식수술 3일 뒤 병실에서 남매를 만났다. 누나 서씨는 “나 때문에 멀쩡한 몸에 칼을 된 동생에게 정말 미안하다. 주변에서 기도도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동생 양씨는 “누나가 아픈데 동생이 돕는 건 당연한 일 아니냐”며 “아무쪼록 새 신장이 잘 자리잡으면 좋겠고, 장기기증 문화가 한인사회에서도 자리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생의 바람대로 신장 이식 결과가 좋아 누나 서씨는 지난주 일요일 투석을 위해 몸 안에 심었던 호스 제거수술을 받았다. 양씨는 거의 회복돼 이민생활의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주위에서는 이 아름다운 생명나눔을 전해듣고‘남매 만세’라고들 말하고 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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