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담 와전불구 “우리의 영웅”
이라크전 포로 제시카 린치(20) 일병이 22일 이웃들의 열광적인 환영 속에 귀향했다.
이날 오후 1시56분께 블랙호크 헬기로 웨스트버지니아 엘리자베스에 도착한 린치는 베레모와 녹색 군복 차림으로 휠체어에 탄 채 “집에 온 것이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왼쪽 발에 깁스를 한 그녀는 “무사생환을 위해 도와주고 기도해준 모든 분들과, 내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을 준 여러 이라크 시민들에게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린치는 오랫동안 자신이 유명인사가 된 줄 몰랐으나 “희망과 믿음의 메시지를 담은 수천장의 카드와 편지를 읽으면서 내게 쏠리는 관심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려하게 열린 린치 환영식은 대통령의 방문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의 조 캐리 공보국장은 전했다. 블랙호크 헬기가 착륙한 시 공원은 무대와 조명이 설치되고 취재진과 환영 인파가 진을 쳤다. 공원에서는 “19세에 미국의 여왕이 됐다”라는 제목의 린치에 대한 노래가 담긴 CD가 10달러에, ‘웰컴 홈 제시카’라는 환영 문구가 적힌 T셔츠가 5달러에 불티나게 팔렸다. 워트 카운티 구치소는 전국 각처에서 린치에게 보낸 선물로 감방 2개실이 가득 찼다.
전날 청동 성장, 명예전상장, 포로훈장 등 3가지 훈장을 받은 린치는 이날 군의 호위아래 카 퍼레이드를 펼치며 5마일을 달려 고향 팔레스타인에 도착했다.
제507정비중대 부대원인 린치는 지난 3월23일 나시리야에서 이라크군에 매복당해 포로로 잡혔으며 당시 전우 11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4월1일 특수부대의 ‘린치 일병 구출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그녀는 미국인들의 ‘인스턴트 영웅’으로 떠올랐다. 린치는 귀향하지 못한 전우들을 떠올리며 특히 자신의 룸메이트자 가장 친한 친구로 507중대 전사자인 로리 피스테와(23) 일등병과 함께 전투에 임한 것은 “내게는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린치 일병의 구출작전과 무용담이 과장됐다는 일부 신문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곳 주민들에게 린치는 여전히 영웅으로 남아있다. 레이 왓슨(79)은 린치의 희생을 폄하하는 사람들은 “지옥에 가야 한다”고 격분했다. 제임스 로버츠(77)는 “모든 전쟁은 영웅을 필요로 한다”며 “린치는 이번 전쟁의 영웅이며 구체적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린치 일병은 곧 군에서 퇴역한 후 대학진학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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