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전문업체인 ‘케이스텍’에 근무중인 엄기웅(62)씨의 재봉틀 만지는 손 놀임이 노련하다. 아트자수교실 운영을 위해 8주간 재봉틀을 제공해준 케이스텍으로부터 마지막 재봉틀 점검을 위해 출장서비스를 나온 엄씨의 45년이라는 경력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1956년, 16세의 소년 엄씨는 서울 전농동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의 가방공장에 돈을 벌기위해 취직, 실밥 떼어내는 일부터 갖은 잡일을 담당하는 보조로 근무했다.
숙식이 제공되는 이곳에서 하루에 제한된 시간도 없이 17, 18시간씩 일하던 엄씨는 어느날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어 주인에게 밤 시간을 허락받고 서울 한 야간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하루 쉬면서 낮에는 쉴새없이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했어요.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3-4년간은 재봉틀도 못 만지게 해요. 4년이 돼서야 기술을 조금씩 배울 수가 있었죠” 엄씨는 봉제기술을 익힌 후인 68년, 규모가 조금 큰 삼영화학 수출부 실장으로 입사, 샘플 제작하는 일을 3년간 했고 71년 당시 7백여명의 직원을 둔 서원산업 주식회사 과장으로 입사했다.
“서원산업과의 인연이 지금까지입니다. 당시 설립자 이종희씨와 함께 78년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기위해 시카고로 오게 됐죠” 제임스 리 코퍼레이션과 케이스텍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밀워키에 지사를 설립한 후 곧 시카고로 옮겼고 현재는 20여명의 사원과 1년전 세상을 떠난 이대표로부터 이 사업을 인수한 이상훈 대표와 함께 일하고 있다. 45년간 봉제전문업자로 일해온 엄기웅씨는 아직도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느끼는 듯했다.
조윤정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