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라크전, 한인사회 반응
▶ 한인들 우려 급증…단기전에 기대 커
20일 전면공습으로 이라크 피해 속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인 군사공격이 20일 시작돼 국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관심은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단기전일 경우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전은 침체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는 분석이다.
한인들의 우려도 마찬가지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데다 개스비마저 계속 치솟고 있어 가계 주름살이 말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전이 장기화할 경우 서민생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은 전쟁이 조속히 끝나길 기대하고 있다.
■ 한인사회 반응
미국-이라크의 전면전 확대로 한인사회는 일단 우려의 빛이 역력하다. 그러나 전쟁이 조기에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장기화되면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조중표 총영사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군사조치를 공식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동포사회에도 테러 등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각자 신변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아줄 것”을 한인들에게 당부했다.
김백규 한인회장은 “언제 터질까 마음을 조아렸는데 전쟁이 터져 걱정이 되지만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빨리 전쟁이 끝나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룡 훠스터 인터콘티넨탈 은행장은 “전쟁이 장기화되면 가뜩이나 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경제가 더 어렵게 된다”며 “1∼2주 안으로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행장은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더 이상 내리지 않기로 하고 앞으로 추세를 보아가며 반영키로 한 상황에서 전쟁으로 인한 금융권의 위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 앞에 배치된 경찰이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재권 평통회장은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전면전이 일어나 안타깝다”며 “많은 인명 피해 없이 전쟁이 빨리 끝나 교민사회에서 침체된 경제가 빨리 풀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일찌감치 전쟁을 예견했던 만큼 한인들의 심리적인 동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개스비 인상·소비지출 감소 등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라고 내다봤다.
커밍시에 사는 김광호씨(그래픽 디자이너)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오히려 미국이 불리해진다”며 “사담 후세인을 얼마나 빨리 잡느냐에 전쟁의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레타에 거주하는 주부 오모씨는 “이라크 전쟁이 미국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크다”며 “아무리 단기전으로 끝난다 해도 보복테러 등 우려가 남게 되고, 특히 이라크가 전쟁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양국가에 피해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 국가안보연구소 과학기술 담당관인 이남일(클린턴 전 미 대통령 정보기술 보좌관·미국명 Rick Yi)씨는 “전쟁은 길게 가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그러나 전후 정상화(post conflict clean up)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전후 경제와 관련,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투자자 심리도 올라가 소비자가 돈을 쓰게 되면서 결국 경제가 돌아갈 것”이라며 “부시 감세(tax cut) 프로그램이 올 여름 시행되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쟁 개시·피해상황
19일 오전 5시35분(미국시간 19일 오후 9시35분). 아직 동이 틀 무렵인 이른 새벽 이라크 상공에는 오렌지 섬광이 번득이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군기지에 대해 제한적인 공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이라크도 스커드 미사일 등 지대지 미사일을 쏘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은 F117A 스텔스 전폭기와 홍해·걸프해에 파견된 전함을 동원, 3 차례에 걸쳐 40여기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한 발당 9백㎏짜리 정밀 유도폭탄 4개를 투하했다. 미군 당국은 사담 후세인이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인근 목표물에 집중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바그다드 시내에는 연신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대공포탄이 발사됐다. 시내 곳곳에 검붉은 화염이 치솟는 모습도 일부 목격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라크는 이날 오후 3차례에 걸쳐 쿠웨이트 북부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9기를 날렸으나 이중 2발은 패트리어트 요격용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고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공격이 시작된지 40분 뒤 부시 대통령은 4분간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를 무장해제하고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작전의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며 “이라크에서 위협을 제거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다”고 밝혀 이미 개전 명령을 내렸음을 알렸다. 이에 맞서 후세인 대통령도 TV 연설에서 “부시와 추종자들이 부끄러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은 총칼을 잡고 알라의 이름으로 싸우라”며 결사항전을 외쳤다.
이날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인 바스라 지역에서 오렌지 섬광이 목격됐고 쿠웨이트 접경 지역유전에서도 불길이 치솟았으나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저녁 바그다드 상공에는 연신 폭음 소리가 진동하고 있고 티그리스 강 유역에도 검붉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쿠웨이트 국경지역에서는 미 해군과 이라크 병력이 중화기로 일전을 벌였다.
미전함 USS 링컨호 전투기들이 이라크 남부에서 특별임무를 수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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