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최후통첩 배경
시간끌다 반전 여론만 키워
유엔통한 전략 미 고립심화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일 이라크 사태의 외교적 해결 노력이 끝났음을 선언하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망명만이 전쟁 회피의 유일한 창구임을 밝힘에 따라 제2의 걸프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장막’은 사실상 완전히 제거됐다.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대통령에게 전쟁과 망명중 택일하도록 48시간의 마지막 시간여유를 주었기 때문에 빠르면 ‘최후통첩’ 유효시한이 끝나는 19일,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불과 수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셈이다.
후세인 무장해제라는 외교적 목표를 포기한 이상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우물쭈물 시간을 끌 이유가 없고, 그럴만한 여유도 없다. 반전의사를 꺾지 않고 있는 프랑스가 17일 안보리이사국 외무장관회의를 19일에 소집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새로운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고, 러시아 역시 부시 대통령의 48시간 최후 통첩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15개 이사국들 가운데 미국과 영국, 스페인, 불가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도 거의 전부 이라크 침공을 원치 않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공연스레 시간을 지체하다간 반전여론만 키우게 된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의 판단이다.
17일 발표된 부시 대통령의 대이라크 최후 통첩은 4개월간의 ‘외교실험’이 완전한 실패로 끝났음을 자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대이라크전 최대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범국민적 반전여론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리자 워싱턴의 대표적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엔의 승인을 받아 전쟁 명분을 세우는 방식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이로 인해 세계 여론은 갈라졌고, 미국은 국제 무대에서 고립됐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엔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부시의 이너서클에서 ‘유엔 경유’가 중대한 전략적 착오였다는 지적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이제 전쟁은 수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이라크의 군사적 저항강도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이 후세인 축출을 전쟁의 궁극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판사판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후세인은 반전여론에 한줄기 기대를 걸면서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시가전으로 미군의 피해를 최대화하는 총력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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