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지독한 엘러지 때문에 하루종일 재채기에 눈물에 반쯤은 넋이 나간 것처럼 어수선 해. 올해 들어 정신 없이 이일 저일에 매달려 지내다 벌써 한 달을 넘기고 그리고 오늘 모처럼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오랜만에 나라는, 그리고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어. 어떤 사람들은 나더러 사람을 잘 사귄다고 하고, 또 혹자는 도대체가 늘 거리를 두는 스타일이라고 하면서 선뜻 나에 대하여 결론을 내리곤 하지.
이렇게 쉽게 결론을 내려주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고 있는 강을 느끼곤 해. 내가 너 일수가 없듯이 네가 나이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라는 것은 아는데, 내가 너가 아니라고 내가 느끼고 고민하고 하는 문제를 하찮은 고민이라고 단정해버리는, 그래서 건너지 못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강을 어쩌랴. 그래서 세상을 향해 열었던 문틈은 자꾸 좁아지고 혼자만의 세계로 몰입하곤 하지. 그 혼자만의 느낌에(Aloness)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가 있어.
혼자라는 느낌은 결코 나쁘지만 않다는 것이지. 그런데 그런 느낌조차도 소중히 여겨주는 친구를 발견한다면 그 느낌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편안함과 행복함을 뛰어넘어서 어쩌면 인생은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몰라.
남편한테 헌신적이면서 사업의 동반자이고, 자식들한테 희생적이면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는, 친구한테 편안히 해 주면서 늘 예의를 지키는 사람인 언니. 십년동안 우리는 참말로 돈독히 우정을 쌓아왔어.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한 마음을 주는 사이, 계산되어지지 않는 우정, 서로의 피곤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넓은 마음,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누는 우리사이, 아픈 마음 잘 도닥거리는 사이. 그리고 늘 목마른 우리사이.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말 살아다오’할/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의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중에서-
친구가 있음에 삶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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