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국가 지도자는 누구일까. 한 언론사 조사에 따르면 히틀러로 지목됐다. 유대인 학살의 원흉 히틀러가 최악의 지도자라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그 다음은 스탈린으로 지목됐다. 3위는 김일성. 무솔리니도 들어있다. 현재 살아있는 국가 지도자로서는 사담 후세인이 유일한 ‘톱 5’의 최악의 국가 지도자다.
후세인은 서방의 관점으로 볼 때 분명히 최악의 지도자다. 쿠데타, 암살, 고문 등이 그에게 으레 따라 붙는 단어들이다. 자국민을 대상으로도 생화학무기를 서슴없이 사용했다. 부시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악의 축’의 일원으로 지적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아랍권의 시각은 다르다. 한마디로 반(反)서방, 반(反)미의 영웅으로 비쳐져서다. 후세인의 통치철학은 서방의 세계지배에 대항하는 이슬람의 대의명분과 깊숙이 맛물려 있다. 거기다가 대중조작의 기술도 뛰어나다.
그 탓인지 심지어는 쿠웨이트 국민들에게까지 ‘후세인은 아랍세계에서 서구 제국주의에 대항 할 수 있는 유일한 민족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아랍의 영웅으로 떠오른 것은 온갖 도전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24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서다. 사실 후세인의 일생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상황은 항상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살아났고 또 권력을 한층 공고히 다져왔다.
후세인이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시기는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다. 북에서는 쿠르드족, 남에서는 시아파의 봉기가 일어났다. 게다가 경제제재 조치가 따랐다.
안으로는 방공 사령부, 특수보안대 등 권력핵심에서도 동요가 일었다. 반 사담 쿠테타 기도 등이 발생한 것. 무자비한 탄압으로 사담은 이 도전들을 막아냈다.
이 때부터 사담 후세인 신화가 탄생했다. 미제국주의와 감연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아랍 민족의 지도자이고 이런 그에게 ‘알라의 가호’가 따른다는 신화다.
후세인은 또 한차례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게됐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한 것. 이와 함께 후세인의 모습이 이라크 TV에 매일같이 방영되고 있다.
그런데 전혀 긴장돼 보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굵은 시거를 물고 독전하는 후세인의 표정에서는 ‘알라의 가호’로 온갖 시련을 견뎌낼 수 있다는 일종의 신념까지 읽혀진다는 것.
후세인은 최악의 지도자인가, 아니면 알라의 가호를 받고 있는 아랍 지도자인가. 불과 몇주후면 판명이 날 것 같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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