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서 전담 구두닦기 하비 버튼
서장 스카웃받아 작년 3월 입주
부츠·버클등 윤내기 신바람
건장한 체격에 요란스런 장식의 유니폼과 반짝 반짝 윤나는 부츠나 밸트를 착용한 경찰관들이 바쁘게 들락거리는 할리웃 경찰서에서 하비 버튼(60)의 인기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더비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그의 직업은 구두닦이다. 그러나 그는 단지 경찰관들의 부츠를 광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벨트나, 버클, 가죽 권총집 등 경찰의 권위를 나타내는 사물, 또 경찰서 내의 비치품들의 윤내기에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사건이나 작전에 투입됐던 경찰관들이 엉망진창으로 더러워진 부츠 등을 내놓으면 그는 아세톤 클리너와 블랙라커로 코가 번쩍이는 새것으로 만들어 놓는다. 최근 들어 케미컬 구두약이 많이 나왔지만 그는 ‘전통적인 구두닦이’ 방법을 선호한다. 알콜로 깨끗하게 하고 벗겨진 곳에 색을 추가하며 왁스로 잔뜩 발라 헝겊 마사지로 윤을 내는 것. 보호용 코팅을 하고 구석구석 손을 보면 그의 정성스런 작품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번쩍이는 부츠와 버클은 경찰을 경찰답게 보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윤 안 나는 부츠를 신는 것은 조잡한 폴리에스터 넥타이를 매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이 경찰서에 가족으로 입주했다. 그는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다 4년전 마지막 선택으로 손수 만든 구두통을 들고나섰다. 길거리나 또는 보험회사 등을 돌며 단골을 만들어온 그를 지난 3월 할리웃 경찰서장 마이클 다우닝이 ‘경찰서 내에서 일해 달라’며 스카웃(?)한 것이다. 기술은 에스콘디도 고교시절 조금 배웠던 것이 다였지만 그는 금새 자신이 ‘구두닦기에 천재적 소질이 있다’고 알아차렸다 한다. 그래서인지 경찰관들도 그를 ‘LA 최고의 구두닦이 장인’이라고 부르는데 서슴지 않는다.
자신의 재정상태를 ‘상류 홈리스’로 표현하지만 수입도 나쁘지 않다. 1주일에 4일 일하고 매주 100~200달러를 벌고 주말에는 할리웃의 구두닦이센터 ‘스타슈즈’에서 146달러 정도를 손에 쥔다. 버몬트와 베벌리 부근에서 1970년형 모터 홈에서 사는 그는 저축한 돈으로 최근 1986년형 혼다 차를 마련했고 여자친구에게 토파즈 보석반지도 사줄 정도가 됐다.
할리웃 경찰서는 전담 구두닦이가 있는 8개 경찰서중 하나이며 나머지 10개중 7개 경찰서는 구두닦는 기계를 설치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