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아틀란타 한인회 정기이사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예산내역을 보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올해 지출되는 예산중 한인회보 발행비가 2만1천600달러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회보 발간 수익금(구독료)은 2만달러다. 결국 1천600달러가 적자다.
한인회는 이 회보를 한인회비(가구당 연간 30달러)를 납부하는 가정에 매월 우송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왜 궂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한인회보를 발간하느냐는 점이다. 물론 한인회의 돌아가는 소식을 전하려는 의도는 뭐라고 할 수 없다. 회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그것 뿐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한인회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왠지 ‘무용론’이 떠오른다. 매달 1천800달러의 발간비가 들어가는 회보에는 이미 본지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된 뉴스가 대부분이다. 번쩍번쩍 빛나는 양질의 종이만큼이나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차라리 한인회 주요봉사 업무인 의료, 법률, 사회보장제도 등 민원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자세한 안내 같은 것을 다룬다면 그나마 모양새가 좋았겠다는 아쉬움이다.
한인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인 한인회가 재정이 썩 좋은 상황도 아닌데 연간 회보 발간비로 거액(?)을 지출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가뜩이나 발등의 불인 한인회관 양성화 문제로 많은 돈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인회가 올해 실시할 중점사업이나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각종 봉사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돕는 일만 제대로 한다면 한인들이 회보를 통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총 예산 14만4천달러의 15%를 회보 발간비로 쓴다면 차제에 한번쯤 재고해볼 필요가 있음을 조심스럽게 제기해본다. 올해 예고된 각종 행사 등 할 일도 많고 돈도 많이 필요한 한인회로선 요즘같은 불경기에 ‘규모의 경제’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통권 27호째인 한인회보의 앞길을 걱정하면서 아틀란타 한인회에 어려운 건의를 드려본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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