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해도민회 첫 2세 모임, 친목다져
▶ 본국 도민회와 상호교류 계획
38선이란 사선을 넘고 태평양을 건너 이민자의 꿈을 일궈가고 있는 실향민들의 2세들이 처음으로 만났다.
황해도민회(회장 오광동)는 25일 저녁 강서면옥에서 워싱턴 지역 최초로 2세들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날 신년모임에는 실향의 아픔을 간직한 채 이민생활을 하는 반백의 부모님들의 손을 잡은 1.5세, 2세들로 꽉 메워졌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의 품에 안긴 손자, 손녀들도 참석, 재롱을 떨었다.
“반세기 동안 아버지의 가슴을 멍들게 했던 실향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희들에겐 낯설지만 고향이 같다는 동질감에 제 또래들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가족소개 순서에서 한 30대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고향이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흔쾌히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모임은 1세대들이 살아있을 때 자녀들에 고향을 알려주고 이들간 유대를 맺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
오광동 회장은 인사말에서 자유를 찾아 남하하고 다시 험난한 이민길에 오른 1세들의 여정과 이산가족의 한을 소개한 후“여러분의 출생지는 미국과 남한이지만 고향은 이북 황해도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신년모임은 유자열 부회장의 개회기도, 여운태 준비위원장의 환영사, 민명기 사무총장의 참석가족 소개, 오광동 회장의 이산가족이 된 경위설명, 김성호 이사장의 2세 영입의 필요성, 박정휘 장학위원장의 도민회 장학회 소개, 비디오 상영 순으로 이어졌다.
2세들은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자 숙연한 모습으로 지켜보며 부모님 세대가 겪은 분단의 상처를 되짚는 모습이었다. 식사 후에는 첫 만남이라 서먹하지만 서로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는 등 2세들간의 교제가 이어졌다.
한 여대생은“사실 한국전이나 이산가족에 대해 잘 몰랐다"며“오늘 비로소 부모님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민회는 모임에 참석한 2세들 모두에 본국 황해도지사가 기증한‘내 고향 황해도’를 한권씩 손에 들려주었다.
모임이 진행되는 내내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던 1세들은 “앞으로도 2세들을 도민회 모임에 꼭 참석시켜 서로 공경하고 정을 나누며 살게 하자"고 다짐했다.
한편 황해도민회는 오는 3월15일 한성옥에서 열리는 정기총회 및 신춘 대잔치에서 2세들 2명을 선발해 장학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또 본국 황해도민회와 자매결연을 통해 2세들의 상호교류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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