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한 달을 주시해온 미국과 일본의 시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처음 가졌던 부담감과 불안감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분위기다.
●미국
“한국의 새 대통령을 걱정하면서 잠을 설칠 필요는 없다.” 최근 서울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인터뷰한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17일자 칼럼 ‘쿠키와 김치’에서 미국인에게 걱정을 거두라고 일렀다.
미국인들이 정작 고민해야 할 것은 한국의 새 대통령이 아니라 한국민들 속에서 자라고 있는 미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직후만해도 미 언론과 학자들은 노 당선자를 ‘반미 감정을 등에 업고 당선된 인물’로 규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에게 동맹국의 편한 지도자라기보다는 껄끄러운 인물로 그려진 것이다.
특히 북핵에 대한 한미간 시각차가 두드러지면서 미국에 부담스러운 지도자라는 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노 당선자가 미군 기지 등을 방문,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자 미국 내에서는 그에 대한 우려가 기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곧 발간될 김대중 대통령 전기를 쓴 마이클 브린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이고 편안해보이는 노 당선자가 김 대통령보다 더 좋은 인상을 워싱턴에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본
일본 정부와 언론은 노 당선자가 난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접 해결하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보고 있다.
우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노 당선자가 수시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지난 1993년 북핵 위기와는 달리 한국이 배제되지 않고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노 당선자가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힌 데 주목하고 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대화 단절이 아닌 고이즈미 총리와의 직접 담판을 시도하는 적극적 태도에 일본측이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기류”라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18일 노 당선자의 한 달을 다룬 기사에서 “개혁지향과 탈권위가 명확해지는 가운데 정부나 업계와의 알력도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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