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천보 전투에 대해 기술하라’-. 이런 문제를 접했다고 했을 때 정답을 아는 미주 한인은 얼마나 될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그렇다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아마 모르기는 해도 절대 다수 한인은 미국식으로 표현해 ‘전혀 아이디어조차 없는 게’ 아닐까.
미주 한인 거의가 대한민국 국적자다. 거기다가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으니까 보천보 전투에 대해 아는 게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보천보 전투를 모르면 한마디로 반동이다. 독립 항일투쟁운동사에서 거의 유일한 국내 진공(進攻) 작전이 보천보 전투이고 이 전투를 지휘한 인물은 다름 아닌 김일성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사용하는 한국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이 보천보 전투가 실린다는 보도다. 월스트릿 저널의 보도로 한국의 교육부 당국과 일부 역사가, 학자들간에 이 문제로 심각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 주장은 이렇다. 보천보 전투는 김일성 우상화의 선전도구로 사용돼 왔고 역사의 왜곡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한미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에 사료도 충분치 않은 보천보 전투를 고등학교 교과서에 싣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부 당국자들의 주장, 그 찬성의 주장은 이렇다. 한민족의 공통된 역사기술에 남북관계에 보다 균형 잡힌 시야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숙고 끝에 보다 공평한 역사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는 한다는 의미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어느 쪽 주장이 오를까. 이 신문은 그에 대한 논평은 피하고 있다. 단지 북한에 대한 한국민의 변화된 인식만 보도하고 있을 뿐이다. 그 하나가 한국 학생들의 북한관이다.
한 국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생 및 고등학생의 90%는 북한을 좋은 이웃으로 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주한 미군은 남북한 관계 긴장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
말하자면 현재의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부시 행정부의 강경책 때문이고 북한의 김정일 체제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더 위협적이라는 게 한국 젊은이들의 대체적 시각이라는 보도다.
맞는 주장일까. 역시 각자 판단할 문제라고? 그건 그렇다고 치자. 월스트릿 저널은 그런데 왜 이런 기사를 다루었을까. 한국이 너무 달라져서인가. 그렇다. 섬뜩할 정도로 변한 느낌 이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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