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관심을 모았던 번역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보려는 자세가 행복의 척도라고 역설한다. 스위스 내과의사로 ‘인격 의학’을 주창해 온 저자 폴 투르니에는 시종일관 “이해합시다”를 외친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행복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행복의 10가지 금과옥조가 모두 ‘이해’에 꿰인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행복 = 이해’라는 방정식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은 사람과 자연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행복지수의 주요 잣대로 세웠다. 자아를 망각해서는 안되겠지만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으로 처신하지 말고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 있는 자세에서 행복이 찾아든다는 것이다. ‘행복 = 배려 ÷ 자기 중심적’이란 방정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웃을 배려하면 할수록, 아집이 적으면 적을수록 행복감은 커진다는 얘기다.
한 목회자가 독특한 행복 방정식을 도출해냈다. 행복지수 = 환경 ÷ (욕망 X 욕망).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해질 것 같지만 기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욕망을 채우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목회자는 욕망을 자제하는 게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아시아 9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행복 정도를 비교한 여론조사가 얼마 전에 발표된 적이 있다. 이들 국가 중 가장 잘 사는 일본과 가장 못사는 필리핀의 행복정도를 측정해 보니, 자신이 불행하다고 응답한 일본사람이 필리핀사람보다 약 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이 좋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어제 새로운 행복 방정식이 출현했다. 행복 = 개인의 성격 + (5 X 건강 등 생활조건) + (3 X 자존감 등 높은 수준의 요구사항). 영국의 심리학자 2명이 만든 것이다. 주위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목표에 정진하면서도 운동이나 취미생활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것이다. 행복 방정식들의 공통점은 자존심과 주위에 대한 배려를 적절히 조화하고 분수에 맞는 평상심을 유지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지난 한해 ‘생명의 전화’에 전화상담을 해온 한인들의 고민은 주로 이민생활의 고독과 부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은 마약, 자살충동, 배우자 부정, 도박, 폭행 등으로 다양하지만 행복방정식에 대입해 보면 모두 행복지수를 낮추는 것들이다.
마음먹은 대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해벽두이니 행복방정식에 ‘지금의 나’를 대입해 작은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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