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이 올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평화시대가 한동안 계속 되었으니까요”
아들이 남가주에서 해병대 예비군인으로 복무 중인 주부 Y씨는 불안하게 새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내내 사회 분위기와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워 온 이라크 전쟁이 마침내 임박한 것같고, 북한과 미국간 기류도 심상치가 않기 때문이다.
2년전 대학 1학년이었던 아들이 해병대 예비군에 자원했다고 알려왔을 때만 해도 ‘전쟁’은 현실감 없는 남의 나라의 일이었다. 현역과 달리 예비군은 비상시에만 동원되는 파트 타임 군인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군대 훈련경험이 아들에게 자신감과 자기 절제력을 키워주는 좋은 기회도 될 것 같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9.11 테러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바뀌었다. 아프간 전쟁이 터지고, 1년전 부시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이라크, 북한등을 겨냥해 국제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시시각각 긴장된 분위기는 Y씨 가정에 그대로 파급되었다.
예비군이던 아들이 지난해 2월 차출돼 학업도 중단하고 해병대 기지에서 군복무를 한지 거의 1년이 되었다. 그리고는 며칠전 “2-3주 내에 이라크로 파병될 것 같다”는 전화를 아들로부터 받았다.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하다.
전쟁 불안에 싸인 가정은 Y씨 가정만이 아니다. 평소 일반인들과 같이 생활하던 예비군들이 속속 소집되면서 미전국의 커뮤니티들이 전쟁을 피부로 실감하기 시작했다.
근년 들어서는 한인들 중에도 현역 및 예비역에 자원하는 숫자가 증가, 이라크, 북한등 미국의 국방문제가 한인가정에서도 안방 이슈가 되고 있다.
한인들의 입대가 느는 이유는 미국 군대의 좋은 베니핏이 매력으로 작용하기 때문. 예를 들어 예비역의 경우, 학업이나 직장등 평소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자원시 1만달러 정도의 학비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육군의 경우 예비역 복무연한은 6년. 입대시 훈련을 받고 나면 평상시에는 월 1회 훈련과 2주정도의 여름 훈련만 받으면 된다. 단 전쟁등 국가 비상시 소집명령을 받으면 현역과 똑같이 복무를 해야 한다. 현재 걸프만에 가있는 미군병력은 6만명 정도. 예비군을 포함한 군대 파병으로 수주내에 병력은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파병되더라도 전투 병과가 아닌 한 전쟁터에 나갈 일은 없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도 부모들의 불안한 심정을 달래기에는 충분하지가 않다. 전운과 함께 시작된 2003년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한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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