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D를 선물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LA의 한 주부가 11학년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아이디어를 주었다가 들은 핀잔이다. 아들이 친구들에게 줄 선물 때문에 고심하기에 “각자 좋아하는 음악 CD를 선물하면 제일 쉽지 않느냐”고 충고를 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엉뚱했다.
아들의 설명은 “요즘 아이들은 음악을 모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기 때문에 따로 돈주고 CD를 사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들도 CD를 산게 언제였는지 모르겠어요. 전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새 음반만 나오면 사달라고 조르곤 했는데… 음반제작사들이 이래도 운영이 되는 지 모르겠어요”
그 주부는 걱정을 했다.
실제로 음반업계는 근년 초비상이다. 만들어낸 음반을 소비자들이 돈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데 저마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다운로드를 받아버리니 비즈니스에 지장이 없을 수가 없다. 미국 음반업계의 말로는 그렇게 공짜로 다운로드 되는 음악 파일이 매달 26억개에 달하며 그로 인해 작곡가들이 연간 손해보는 액수가 총 30억달러에 달한다.
음악 팬들이 어떻게 음악을 즐기는지를 살펴보면 그림은 더 분명해진다. 지난 5월 미국음반협회(RIAA)가 12세-54세 음악팬 86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64%, 들을 뿐 아니라 공짜로 다운로드 받는 사람이 50%에 달한다. 인터넷을 활발히 이용하는 층이 젊은 세대이고 보면 고교생이나 대학생층은 웬만해서는 음반을 돈주고 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음반협회는 이같은 다운로드를 ‘대규모 절도행위’라며 차단할 방법을 백방으로 모색중이다. 대표적 ‘해적들’인 대학생들의 음악 다운로드를 금지해달라고 대학측에 요청하기도 했고, 버라이존 인터넷사에 상습적으로 다운로드하는 고객의 명단을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다. 학생과 고객의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음악이나 영화를 공짜로 다운로드 받는 것은 절도행위인가. 지적 소유권의 관점에서 볼 때 분명한 절도행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그걸 도둑질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몇10센트짜리 소다캔 하나를 훔치면 그건 도둑질이지만 인터넷에서 음악을 좀 카피해 듣기로서니 그게 무슨 나쁜 일이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운로드를 무작정 막기는 이제 너무 늦었다. ‘공짜’를 두고도 돈을 내고 상품을 살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업계의 숙제이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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