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해 안타깝게 죽어가고 있는데 내가 대니를 이렇게 밝고 건강한 소년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쁩니다”
선천성 담관폐쇄로 태어날 때부터 간경화 증세에 시달리던 한인 대니 안(14·광민)군이 생면부지의 백인 여성으로부터 간을 이식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소식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단 한번 본적도 없는 한국에서 온 14살짜리 소년에게 간을 이식해준 파란 눈의 천사는 콜로라도주에서 온 바바라 버프(44)로 두 사람은 간 이식수술 후 4개월 만인 17일 LA아동병원에서 처음으로 상면했다.
바바라는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서있는 안군과 그의 부모에게 서툰 한국말로 “콜로라도 아줌마에요”라며 대니를 포옹했고 수줍은 듯 머뭇거리며 서 있던 안군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안군은 한국에서 7년 동안을 간 기증자를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하다 올 3월 미국에 왔고 병세 악화로 LA아동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것이 인연이 돼 병원의 주선으로 간 기증 희망자인 바바라를 찾게 됐다. 안군의 상황을 들은 바바라는 아무 조건 없이 지난 8월14일 가족과 함께 LA로와 USC병원에서 자신의 간의 일부를 떼어냈고 안군은 14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이를 이식받아 새 생명을 찾게 됐다.
덴버 인근에서 보석디자이너로 일하는 바바라는 “사랑하는 남동생이 암으로 숨진 후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내 장기를 주기로 결심했었다”며 “오래도록 대니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으며 조만간 대니 가족을 콜로라도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군의 어머니 안시영(37)씨는 “1년 밖에 살수 없다던 대니에게 새 새명을 준 바바라는 하늘이 내려준 천사”라며 “바바라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니를 건강하게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 안병서(38)씨는 “나와 아내의 간을 이식하고 싶었지만 맞지 않아 절망하고 있었는데 바바라를 만난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며 감격해 했다.
안군은 어머니가 선물로 준비한 십자가 은목걸이를 바바라의 목에 걸어주며 “감사합니다. 훌륭한 사람이 될께요”라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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