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o esta usted?” (안녕하세요)
“Muy bien, gracias” (매우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이 힘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요즘 한인타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스패니시 강좌 모습이다. 예전에도 커뮤니티 칼리지 등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한인들을 간혹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타운 내 학원에서, 혹은 테입을 사다가 독학하는 한인들이 부쩍 늘었다.
얼마 전 한인 주말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을 위한 스페인어 반을 열어 일찍부터 아이들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겠다는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린 아이들을 너무 고생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인들이 스페인어를 배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러나 스패니시를 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제는 스패니시 몇 마디 하지 않고는 장사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인들의 주력 업종인 리커 마켓, 세탁소, 스왑밋, 의류업의 주 고객은 히스패닉이다. 라티노 손님이 왔을 때 무뚝뚝하게 액센트 있는 영어로 대하는 곳과 웃으며 “Como esta?”로 맞는 곳과 어느 쪽을 더 좋아 할까는 물어 보나마나다.
요즘 스패니시를 배우는 것은 스몰 비즈니스 업주뿐만이 아니다. 소아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일과가 끝나면 회화 테입을 틀어 놓고 스페인어와 씨름을 하고 있다. 라티노 환자는 매년 늘어나는데 의사 소통이 안 돼 진료에 애를 먹다 마침내 스패니시를 배우기로 결심한 것이다.
현재 3,500만 가주 인구의 30%, 1,000만의 LA 카운티 인구 중 40%가 히스패닉이다. LA에서 흑인은 10%, 백인 30% 정도 밖에 안되며 그나마 그 비율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가주에서 향후 수 십 년 간 확실한 것이 있다면 히스패닉 인구가 계속 늘어나리란 점이다.
타 인종을 이해하는 첩경은 그 인종의 말을 배우는 것이다. 입으로 화합을 외치는 것보다 한마디라도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타 인종과 사이 좋게 지내는데 더 효과적이다. 스패니시는 영어와는 달리 발음할 때 예외가 거의 없어 글자 그대로 읽으면 되고 한국말처럼 된소리가 많아 한인들에게는 오히려 영어보다 배우기 쉬운 측면이 있다. 한인들의 스패니시 학습 열기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나 인종화합 측면에서 장려할만한 현상이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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