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고 싶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 누구나 한국판 ‘제리 맥과이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두 번쯤 해봤을 것이다.
최근 홍명보의 LA 갤럭시 입단 기자회견에 등장한 스티브 김과 같은 양복 입은 신사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일 수 없는데다 스캇 보라스처럼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6,500만달러)와 알렉스 로드리게스(2억5,000만달러), LA 다저스의 케빈 브라운(1억500만달러) 등 선수 3명만 잘 잡으면 커미션을 4%씩만 따져도 1,680만달러 ‘대박’이 터지는데 말이다.
그러나 박찬호를 처음 메이저리그에 서게 해준 한국인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가 그런 돈벼락을 맞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소문조차 없다. 최근에도 홍명보를 새 클라이언트로 영입해 기쁘다기보다는 에이전트가 책임을 다 떠맡은 것인지 홍명보 소속 포항 스틸러스에 줄 이적료를 마련해야 하는 ‘내부사정’ 때문 에 골치가 아프다는 소리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김병현, 조진호, 서재응 등을 에이전트로써 데려온 전영재씨도 마찬가지다. 한 때는 한국판 ‘제리 맥과이어’의 꿈에 흠뻑 젖어 있었겠지만 현재로는 아쉬운 마음밖에 남은 게 없다.
“선수가 충성을 다하는 것은 돈밖에 없다. 에이전트들한테는 자기를 위해 충성을 다하라면서 에이전트에 대한 의리는 눈곱만큼도 없다.” 미국 에이전트들이 흔히 하는 소린데 한국인 에이전트들은 이 말처럼 ‘배반의 쓴맛’을 경험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히데오 노모가 온갖 역경을 다 겪으면서도 꿋꿋이 받쳐 줘 알폰소 소리아노(뉴욕 양키스)란 MVP급 선수까지 거느리게 된 일본인 에이전트 단 노무라와 너무 대조적으로 이들의 고통은 한인이기 때문에 고통이 더하다.
보라스나 제프 무라드(김병현의 현 에이전트)면 선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되는 에이전트지만 한인 에이전트는 자신이 더욱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는 사람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한국선수를 잡으러 다니면 ‘약장사’ 취급이나 받으며 스타일만 구기기에 딱 알 맞다.
또 한국선수들은 LPGA 투어의 나이 어린 여자골퍼들서부터 33세 먹은 홍명보까지 부모들의 ‘치맛바람’이 엄청나다. 이런 바람에 시달릴 각오가 됐으면 한국선수를 상대로 한 에이전트가 될 첫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 규 태<특집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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