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5만달러 이상의 기혼자’-.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의 백인 기혼자’다. 이들이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정치인들이 가장 주목하고 또 두려워하는 그룹이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의 운명은 이 사람들에게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그룹은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계층으로 가장 두터운 여론형성층을 구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2000년 센서스가 밝힌 사실로 이는 어찌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미국 사회에서 물질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그룹이 투표 참여율이 높다는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 투표를 한 유권자는 1억1,100여만이다. 이중 78%가 백인계. 흑인은 12%, 히스패닉계는 7%의 구성비를 보였다. 이처럼 숫자로 압도적인 백인계는 투표율에서도 단연 선두로 62%가 한 표행사를 했다. 반면, 히스패닉은 45%, 흑인은 57%의 투표율을 보였다.
한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투표율이 높은 사람들은 인종을 망라한 공통적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령은 높은 편이다. 기혼자이고, 집을 소유하고 있다. 고학력자이고 안정된 직장에, 소득도 높은 편이다. 이런 사람이면 피부와 관계없이 투표율이 높다는 것.
이 센서스 결과는 그러면 한인 사회에도 적용되는 이야기 일까. ‘아니 올시다’가 정답 같다.
한인 사회의 오늘을 알려주는 각종 통계는 한 마디로 해 중산층 형이다. 우선 학력이 그렇다. 미국내 어느 인종, 어느 민족 그룹보다도 학력수준이 높은 게 한인이다.
결혼관도 보수적이다. 이민 연륜이 깊어지면서 한인의 연령도 고령화 추세다. 주택소유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한마디로 안정희구형 집단이다. 투표율은 그런데 형편없이 낮다. 왜.
“한인 정치력 신장 말 뿐” ‘중간선거 관심저조’-. 신문의 제목이다.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다. 선거철을 맞아 주지사 후보가 아시아계 유권자들을 초청한 정책 토론회를 가졌으나 한인 참석자는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
이 역시 새삼 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한인 타운의 전통이 되다시피한 현상이어서 하는 말이다. 선거철이다. 유명 정치인이 타운을 방문한다. 사진 찍기위해 모모한 인사들이 줄을 선다. 그것도 돈을 내고.
세세연년(歲歲年年)토록 어쩌면 그다지 변함이 없는지 …. 무엇이 한인들의 투표를 가로막고 있는가. 이민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한번 심각히 생각해 볼 문제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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