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한국에서 개봉하는 멜로영화 ‘중독’(씨네2000, 박영훈 감독)은 두 톱스타 이병헌과 이미연이 선택한, 몸서리 처지게 지독하고 위험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정상을 벗어난 사랑, 광기와 집착 휩싸인 사랑 등은 이제껏 비주류 쪽에서 그려왔다.
변태 이미지를 감수하면서까지 톱스타들이 굳이 발을 담글 이유가 없었던 때문이었다. 불륜까지야 ‘해피엔드’의 전도연, ‘정사’의 이미숙처럼 스타들도 몸을 던지는 현실이지만, 이번처럼 패륜은 이병헌과 이미연이 처음이다.
시대가 점점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는 반증이다. ‘중독’은 교통사고로 한날 한시에 의식불명에 빠진 형제의 영혼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형(이얼 분)의 영혼이 동생(이병헌 분)에게 빙의된 것.
의식이 되돌아온 동생은 그때부터 형수(이미연 분)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못한다. 과연 형수는 시동생을 받아들일 것인가. 두 스타가 촬영 내내 ‘이번처럼 힘든 연기는 없었다’며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영화는 보여준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 사정이야 어떻든 겉으로는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사랑을 그리면서도 어떻게 하면 관객 이해를 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걸음 한걸음 정성껏 내디딘 것이 때때로 답답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이는 마지막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중독’은 소재만큼 반전 또한 대단히 자극적이다.
이미 전작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사랑에 도전하며 멜로 영화의 폭을 넓히는데 앞장섰던 이병헌은 ‘중독’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확인했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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