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영결정 <전원일기>
▶ 정애란씨 22년 성실연기 ‘명예로운 퇴장’ 희망
폐지 소식에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털어놓고 있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할머니’가 “마지막 회에 내가 죽는 것으로 마감해달라”고 간청해 화제다.
22년 동안 꾸준히 방송된 MBC TV 드라마 <전원일기>(극본 김인강 황은경, 연출 권이상)에서 최불암_김혜자 가족의 할머니 역으로, 똑같이 22년 동안 출연한 노 탤런트 정애란(75) 씨가 PD가 <전원일기> 폐지 소식을 전한 날 “마지막 회에 내가 눈을 감는 것으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때는 마침 대본 연습날. 정애란 씨의 나지막하지만 간절한 요청을 들은 후배 연기자들은 일제히 눈시울을 붉혔다.
정애란 씨는 “10년 전 폐암 선고를 받았으면서도 건강하게 계속 출연한 것만으로도 <전원일기>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마지막엔 명예롭게 퇴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권이상 담당 PD는 “정애란 선생은 80년 10월 21일 첫회부터 출연했다. 22년 동안 드라마를 아껴 준 시청자들에게 정 선생의 죽음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권 PD는 “지난 여름 정 선생이 ‘드라마에서 빠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 선생은 단 한 장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에 큰 힘을 실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여서 간곡히 설득했다”며 “정 선생의 성실함은 후배들의 본보기였다”고 덧붙였다.
<전원일기> 연기자 가운데 최연장자인 정애란 씨는 암 투병 때문에 나빠진 건강에도 불구하고 22년 동안 계속 출연하며, 김회장 댁을 넘어 모든 시청자의 할머니 같은 존재로 사랑받았다.
김지영 임호 등 젊은 후배 연기자들은 “선생님은 대사가 적지만 대본 연습을 한번도 빠지신 적이 없다. 늘 참석해 후배들을 다독여 주셨다. 죽음으로 처리해 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갑자기 눈물이 났다”며 말끝을 흐렸다.
MBC TV는 <전원일기>가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기엔 역부족이란 판단 아래 연말 또는 내년 초에 폐지키로 최근 결정했고, 이 결정을 출연진에 알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아쉬움을 털어놓고 있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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