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버지와 10대 아들이 서로를 벗삼아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자전거를 타고 우정의 600여 마일을 완주해 화제다.
지난 7~14일 7박8일 동안 아들 은우(14·그라나다 고등학교), 조카 박성진(16·달라스 비숍 둔 고등학교)군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험난한 여정을 자전거로 달리며 부자의 정을 나눈 윤영교(51·포토 갤러리아 사장)가 화제의 주인공. 윤씨는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아들, 조카와 함께 페달을 밟으면서, 평소에 느낄 수 없던 감정의 교감을 가질 수 있었고, 어린 세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와 아이들은 수많은 산을 넘고 뜨거운 사막을 가로질러 끝없이 펼쳐진 농장지대를 쉴새없이 달리며 서로를 위로하게 격려했다. 이들이 달린 거리는 하루 약 80마일씩 635마일.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은 여행 첫날부터 근육통을 호소했고, 여행 도중 코피를 쏟기도 했지만 낮선 풍경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더할수 없는 기회였다고 윤씨는 덧붙였다. 은우군은 “트레이시 인근의 초원지대에서 차에 치어 죽은 채로 여기저기 널려있는 동물의 사체를 보면서 인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프레스노 인근의 농장을 지날 때 황소만한 도벨만의 공격을 받는등 곳곳에서 ‘집개, 들개’들의 습격으로 위급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사막을 지날 때는 길가의 선인장 가시에 자전거 바퀴가 6번이나 망가졌다. 베이커스필드에서 랭커스터까지로 일정을 잡은 12일에는 한 밤중 좁은 산길을 내려가다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맞았으나 천신만고 끝에 산악구조요원에 구조된 적도 있었다.
14일 오후7시 까맣게 탄 얼굴로 무사히 노스리지의 집에 도착한 윤씨 가족은 어머니 윤진영씨와 이웃, 친지의 환영을 받으며 7박8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아버지 윤영교씨는 “우리가족이 돕고 있는 한국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준비한 여행이 가족의 끈끈한 정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의헌 기자>
argos@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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