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찰튼 헤스턴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발표가 나와 이 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1986년 ‘챌린저 우주선 폭발사고’ 이후에 한 심리학 교수가 대학 1학년생들에게 다음에 대한 글을 쓰게 했습니다. 사고 당시에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고, 누구에게서 소식을 들었으며, 같이 있던 사람은 누구였는지...... 등등. 그리고 이 학생들이 졸업반이 된 3년 후에 똑같은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한 가지 첨가한 것은 자신의 기억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하는 지의 정도를 밝히라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1/4의 학생들은 한 가지도 똑같은 답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자신의 기억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자신했고요. 정확하게 기억한 학생은 전체의 1/10에 그쳤다니, 나머지 학생들은 3년 전에 자신이 쓴 리포트를 보면서 어떠한 심정이었을까요?
심리학을 전공하는 이 대학생들이 느낀 것처럼 우리의 기억력은 그렇게 믿을 만한 것이 아닙니다. "기억"에는 세가지 단계가 필요합니다. 입력, 저장, 그리고 빼내는 작용인데, 이 마지막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뇌의 전신망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다가 발사되느냐 입니다. 챌린저 사건을 들을 때 사람들은 머릿속에 어떤 그림/사진을 연상하고 대뇌에 입력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옛날에 발생했던 자신의 사고나 혼났던 일 등의 경험과 첨부되었고, 어떤 사람은 사진의 일부분만이 입력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발사된 수많은 다른 신경 전신망들과 함께, 하나의 ‘경험’을 이룩합니다. 예를 들어 당시 배가 고팠던 사람은 챌린저 사건은 늘 배고픔과 동시에 ‘전신망’이 구축되어 있는 셈이지요. 어떤 사람은 이 ‘일시적 기억’에다 자신의 영상, 일기 또는 탐구 등을 거쳐서 ‘과정 기억’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들은 미래의 결정이나 삶의 모습에 계속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즉 기억은 단순하게 "과거를 상기하는 것"에서 훨씬 더 나아가 "어느 사건이 우리의 대뇌를 통해서 어떻게 장래에 영향을 주는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어제 TV 내용이 어땠는지 등의 일시적 기억력이 떨어짐을 느끼면서 알츠하이머에 걸렸다고 걱정합니다. 젊은 시절에 비해 이런 단기 기억을 하는데 뇌세포의 능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른들의 두뇌에는 숱한 전산망들이 내재해 있으며 언제라도 발사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뇌에 기회를 주는 장년과 노년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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