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업 정리하고 미국온 아버지
▶ "99년 여행나간 승택이 아직도 소식없어"
연락이 두절된 아들과 재회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노래 소리가 구슬프다.
가든그로브에 거주하고 있는 오원웅(57, 사진)씨는 건장한 청년이 걷는 모습을 보면 흠칫 뒤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혹시 집을 나간 둘째 아들 승택(29)이가 아닐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아들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한지 벌써 1,000일이 넘었지만, 승택이가 연락해 올 것이라는 그의 믿음에는 한치의 변함이 없다. ‘아들 찾아 3만리.’ 오씨는 마침내 아들이 못내 그리워 지난 1월 한국에서의 모든 삶을 정리하고 가든그로브에 정착, 아들 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아들은 지난 99년 2월 가족들에게 "잠시 여행을 하고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다. 오씨는 아들이 집을 나간 것이 자신 때문인 것으로 여기고 있어 영 마음이 편치 않다.
오씨는 한국에서 25년 가까이 기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체를 운영, 그의 가족들은 제법 경제적으로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아들은 9년 전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 유학 와 오렌지카운티 소재 한 2년제 대학에서 컴퓨터 정보학을 전공했다. 승택씨는 어머니 오영님, 형 승현씨와 가든그로브 소재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오씨는 "98년 말 IMF가 터지는 바람에 사업이 어려움에 봉착,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을 제대로 부양할 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승택이가 그 일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또 "승택이는 성품은 온화했지만, 리더십이 있고 의지가 강한 편이라 자신이 성공했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가족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버지는 한국의 사업체를 모두 정리하고 지난 1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현재 가든그로브에서 냉동사업체를 개업했다.
"아들 친구들과 연락, 승택이의 소재를 수소문했지만 그들로부터 모른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밝힌 오씨는 "현재 가정형편이 승택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나쁘지 않다"며 "승택이가 돌아와 가족의 정을 함께 느끼며 사는 날이 어서 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연락처 (213)216-5747
〈황동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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