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살면서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 사람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이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 해야지 하면서도 뒤돌아보면 항상 미련과 후회가 앞서는구나. 이국 땅에 살다 보니 더욱이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을 많이 하게 된단다. 나이가 먹을수록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왜 이리도 힘드는지 모르겠다. 대학시절 최루탄을 마시며 눈물 흘리며 우스개 소리로 "왜 최루탄에는 면역이 안 생길까" 했던 생각이 나는데. 이제와 보니 헤어짐의 서글픔엔 왜 면역이 안 생기는 것인지...
얼마 전에 이웃의 한 가정이 직장 때문에 멀리 떠났단다. 함께 한 기간이 오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정이 들었었나 보다. 그 가정이 떠난 뒤 마음 한 구석이 왜 이리도 쓸쓸한지. 너무도 넓은 미국 땅에서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어서인지, 동병상련 이라고 이국 땅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서로 나눈 사이인지라 그런지... 한참의 시간이 다시 흘러야만 되겠지?
얼마 전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보낸 터라 더욱 헤어짐의 의미가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철학자가 애도작업-죽은 사람을 다시 한번 내 마음속에서 죽이는 과정-에 대해 말했다는데 정말이지 현실을 사는 인간에게 이 과정이 없이는 내일을 살 수 없는 듯하다. 헤어짐에도 일정의 애도작업이 필요한 듯 하구나. 너와도 헤어져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전화상으로만 만나면서도 아무렇지 않듯이 보지 않아도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오겠지. 그리고 서로가 잘 살 수 있도록 멀리 서나마 간절히 기도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세상을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인생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회 초년병이 된 기분이구나.
내일도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이 내 앞에 있단다.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가정, 이곳을 경유해 가시는 가정, 여름기간동안 짧은 만남을 갖게 되는 가정.
나와 관계한 모든 사람들 속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사람답게 사람을 만나야겠지.
친구야,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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