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순빈씨, 9년째… 처음에는 짜증나 말다툼도
“정부보조를 받아 중풍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려 했는데 정부보조를 받을때는 어머니 외에 다른 노인들도 간호해야 한다고 해서 가사보조원으로 나섰어요.”
2002년 노인복지센터 총회에서 직원공로상을 수상한 임순빈씨(49·사진)가 가사보조원이 된 경위는 이렇다. 1982년 이민와 봉제공장에 다니면서 생활기반을 닦았던 임씨는 1993년 풍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했다.
“처음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했을 때는 수발드는 것이 짜증이 나서 어머니와 말다툼도 많이 했어요.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수발드는 저는 저대로 서로 힘들었던 거죠.”
임씨가 중풍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면서 다른 노인들을 아울러 돌본 세월이 벌써 9년을 넘는다.
“어머니를 위해 참겠다고 하면서 시작했지만 할머니들과 함께 잘 지내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때로는 포기할 마음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임씨는 병상에 있는 어머니 얼굴을 떠올리며 일단 모든 것을 참고 아침에 일어나 어머니 식사 수발을 들고, 기저귀를 갈아준 후, 할머니들을 돌보러 나간다. 그러나 3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어머니 병세가 악화돼 임씨는 풀타임으로 일하던 것을 파트 타임으로 변경해야 했다.
“이제는 어머니와 노인들, 양쪽을 돌보는 것이 다 익숙해지고 보니 어느 때 남이 더 좋고 어느 때 가족이 편한지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어머니 병세가 악화돼 마음이 아파요.”
바쁘게 살다보니 혼기를놓쳤다는 그는 인터뷰 와중에도 “어머니가 부르시는데요”라고 말하면서 어머니를 돌보러 갔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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