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에 깔려있던 안개가 점차 걷히며 울창한 타말파이스산이 자태를 드러낸다. 골든게이트 북쪽으로 산과 바다가 아름답게 어우러져있는 머린 카운티는 공기좋고 날씨좋은 인심좋은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동네 밀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이십여분 밖에 안 떨어져 있으면서도 봄철이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원도시다. 동네 사람들은 은은한 커피라테를 즐기며 화이낸셜 디스트릭에서 일하는 여피족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이 동네 학교에만 있는 2월의 Ski Week때에는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스키타러 가고 여름방학 때는 유럽여행등을 떠난다. 한번은 우리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왜 우리는 여행안가?" "으응 우리는 여피족이 아니니까" "그럼 우린 뭐야?" "우리는 쉬지않고 열심히 일하면서도 행복한 해피족이야!"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억지로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이들의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대신 여름에는 집에서 멀지않은 스틴슨비치에 가서 아이들과 파도를 즐기고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거닐거나 모래장난을하다 돌아오곤했다.
봄 가을에는 지척의 거리에 있는 뮤얼우즈로 가서 태고의 신비를 머금고있는 래드우드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맡으며 삼림욕을 즐기곤했다. 요즈음은 종종 티브론에 가서 저녁식사를 한 후에 온가족이 해안가를 따라 걷다가 오곤한다. 저녁노을 질 때 바라본 골근게이트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배경으로한 풍경은 환상적이다.
나는 일을 마치고 집에 올 때는 밀밸리에서 소살리토까지 뻗어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트레일을 따라 걷는다. 30분이상 걸리는 거리이지만 물가를 따라 걷다보면 주변의 정취에 매료되어 어느덧 집에 도착한다. 땀을 흘리며 조깅하는 사람들, 현란한 색상의 자전거 부대들, 말을 탄 사람들, 모두들 넉넉한 미소로 화답한다.
도중에 있는 Dog Run Area에는 각양각색의 개들이 함께 뛰놀고 어떤 것들은 물속에서 공을따라 수영을 즐기고 있다. 이제 날씨가 더워지면 예전처럼 골든게이트 다리 밑에서 게망을 담구어 놓고 낚시를 하고 싶다. 정다운 사람들과 매운탕을 끓이고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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