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엔화강세 여파로 19개월만에 1,100원대로 주저앉았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5원 하락한 1,191.4원으로 마감되며 2000년 12월12일의 1,190.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 1,200원선이 붕괴된 것은 2000년 12월 13일(1,193.8원) 이후 19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원 낮은 1,199원으로 거래가 시작된 뒤 한 때 1,200.5원까지 회복했으나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서 장 종료 직전에는 1,191.2원까지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1엔 내린 118.77엔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한.일 외환당국은 환율 급락세를 막기 위해 구두개입을 시도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선이 무너지면서 폭락했다.

이는 미국의 한 제약회사의 회계부정 소식에 따른 미 금융시장 불안 확대 우려 등으로 인해 엔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다 이날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3,039억원이나 순수하게 사들이며 순매수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도 한 몫을 했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달러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함에 따라 외환당국이 개입을 하더라도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환율은 1,100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