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이 2세들을 변화시켰다
▶ 미국서 태어난 2세들 "한국팀 경기보며 자부심 가져"
"한국팀이 너무도 잘 싸웠고,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스페인과의 8강전이 열린 지난 21일 밤 오클랜드 영빈관에서 응원을 펼치던 오정민양(버클리 메이벡고교 12학년)은 승부차기 끝에 한국이 극적으로 승리하자 대형 태극기를 들고 무대로 뛰어올랐다. 정민양은 400여 응원단을 리드하며 힘껏 태극기를 흔들었다.
월드컵이 북가주 한인 2세들을 변화시켰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와 한국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기적을 연출한 한국팀을 응원하면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긍심을 갖게 됐다.
댄빌에 거주하는 이명호씨(북가주 연세대동문회장)는 보스톤에서 공부하는 아들 이정석군과 함께 응원장을 찾았다. 이회장은 "아들에게 일생일대의 최고 기회라고 설득해 데리고 나왔다"면서 "한국팀을 응원하면서 조국애를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회장의 아들 정석군(보스톤대 2년)은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면서도 "환상적인 한국팀의 경기를 보면서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지역에서 열린 합동응원은 2세와 1.5세 한인들이 주도했다. 2세들로 구성된 UC 버클리의 풍물패 ‘이고’(Ego)를 리드해서 응원에 나선 김민호군(버클리 3년)을 비롯한 풍물패원들은 오클랜드 삼원회관에서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짖으며 한국팀을 응원했다.
UC 데이비스에 재학중인 이지민양(19·2학년)은 "한국팀을 응원하면서 한국을 너무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민양은 부모인 이흥철·이영자씨 부부와 함께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북가주내 각 지역교회에서도 2세들이 모이면 한국 축구 이야기로 화제가 되고 있다. 플레즌튼에 거주하는 다니엘 김군(15)은 "월드컵과 한국축구에 대해 모르면 교회 한인친구들 사이에서 우스개가 된다"면서 "한국팀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면서 한국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상항치과기공대학의 이천희 학장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2세들이 한국과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제 한인들은 미국에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한범종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