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탄식은 길었다. 불멸의 신화는 4강에서 차단됐다.
질풍노도의 한국 태극전사들이 독일 전차군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1 대 0으로 석패하자 워싱턴의 한인들은 긴 한숨으로 안타까움을 달랬다. 그러나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인들은 한결같이“잘싸웠다, 한국의 아들들아"를 외치며 격려의 환호를 보냈다.
한국의 월드컵 반란이 4강에서 끝난 25일 아침 워싱턴의 곳곳에서는 응원전이 벌어져 태극전사들이 4강의 신화를 넘어 결승까지 진출하길 고대했다. 애난데일의 메시야 장로교회(이건우 목사), 비엔나의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이원상 목사), 또 실버스프링의 워싱턴 지구촌교회(김만풍 목사),알렉산드리아의 순복음제일교회(최용우 목사), 그리고 성 정 바오로 천주교회(박순신 신부), 구 단코 레스토랑, 메릴랜드 콜럼비아의 리 브라더스 본사에서도 2천명 가까운 한인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연호하고“오! 코리아"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얼굴에 보디 페인팅을 한 어린이부터 7순 노인까지 모두 레드의 색채로 장내를 물들이며“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을 한마음으로 쳐댔다. 또 대형 태극기가 물결치며 장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세계 분단사의 공통분모를 지녔던 독일의 화려한 고공 플레이와 파괴력 넘치는 돌파에 태극전사들이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맞서 대등한 경기를 벌이자 모두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희열을 만끽했다.
마침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고 한국의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모두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오래도록 흘러넘쳤다. 그러나 역사적 승전보는 없었어도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유럽의 강호들을 잇따라 격침하고 세계 축구사를 새로 쓴 신흥 조국에 박수를 보냈다.
7순의 아버지와 함께 12살 딸, 8살 아들의 손을 잡고 메시야장로교회를 찾은 마이클 권씨는“한국이 비록 졌지만 불굴의 투혼으로 잘 싸웠다"며“이 에너지가 앞으로 이민생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관씨(58. 스프링필드)는“내 인생에 이런 벅찬 감정은 처음"이라며“졌어도 우린 이겼다"며 패배의 섭섭함을 달랬다.
태극기 패션으로 눈길을 끈 대학생 장안수씨(27)는“월드컵 내내 몸이 뜨거웠다"며“이제 승패를 떠나 3, 4위전 응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승 진출이 막힌 한국은 브라질-터키전의 패자와 29일(토) 아침 7시 3, 4위를 놓고 격돌한다. 이 경기는 ESPN으로 중계된다.
워싱턴축구협회(주영진 회장)는 이날도 메시야 장로교회에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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