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유월 이제 한 학년의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 즈음에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들이 줄지어 있다. 며칠 전 오학년에 다니고 있는 딸 아이의 학교에서는 탤런트 쇼가 있었다. 이제 초등학교의 마지막 시간이라 아쉬웠던 걸까? 학교 행사에 참여하길 좋아하는 딸아이는 이번에도 역시 플룻 연주와 리듬체조를 보여주겠다며 열심히 연습했다. 리듬체조는 먼저 멋진 음악을 선정한 다음에 동작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며 연습했는데 정작 무대에 올라서서는 거의 즉흥적으로 해버리는 듯 했다.
딸아이 외에도 여럿 아이들이 제각기 가진 재주를 보여 주었는데 참 인상 깊은 광경을 보게 되었다. 나온 아이들 중 한 팀은 세 명의 여자 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었는데 연습이 충분하지 않았던지 동작이 제멋대로고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자신들이 뭔가 충족되지 않았는지 재시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음악테잎이 잘못되어 노래가 끊겨 버렸다. 아이들은 또다시 실망한 듯 보였다. 그때 약속이나 한 듯 강당에서 보고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음악대신 박수로 아이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그 소리에 용기를 얻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춤을 끝가지 멋지게 해내고는 만족한 듯 즐겁게 무대를 내려갈 수 있었다.
또 아이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아주 긴 시간동안 레슨을 받아서 수준급에 있는 악기연주나 무용을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제 갓 악기를 시작한 듯 너무나도 초보적인 동요를 연주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자칫 어른의 잣대로 잘못보면 다소 시시한 생각도 드는데 아이들은 열심히 연주하고 어른들은 끝가지 박수를 아끼지않고 아이들에게 답례를 했다.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천진한 아이들의 태도가 오히려 좋아보였다. 그에 못지않게 단순히 결과에만 치우치지 않고 동기와 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교육태도와 끝가지 경청하는 올바른 청중의 자세도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여유보다는 다른 이에게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속한 사회의 다른 어떤 이보다 으뜸에 서기를 좋아하며 내가 짜놓은 틀에 다른 이가 동참하게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되었다.
딸아이의 학교 행사에서 아이들이 적극적이고 자유스러운 사고와 성숙한 청중에 자세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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