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마개를 돌려 따는 ‘스크류 탑’와인은 그동안 싸구려 와인의 대명사였다. 와인의 마개하면 당연히 코르크이고 다운타운 노숙자들이 많이 마시는 ‘나잇트레인 익스프레스’같은 알코올 도수 높은 싸구려 와인들이나 스크류 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에 큰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캘리포니아 고급 와이너리의 하나인 ‘플럼잭(PlumpJack)’이 3년전 병당 150달러짜리 최고급 캬버네 소비뇽의 마개를 스크류 탑으로 바꾸는 ‘혁신적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플럼잭은 올해도 총 300케이스에 달하는 최고급 캬버네 소비뇽 가운데 절반은 스크류 탑으로 , 나머지 절반은 코르크로 해 출시할 계획이다.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플럼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자 다른 와이너리들도 병마개를 코르크가 아닌 스크류 탑으로 바꾸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르크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코르크는 크르크 오크로 만들어 지는데 와인전문가들은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와 같은 재질로 만든 마개속에 담아 두면 장기적으로 맛이 더 좋아진다”고 밝힌다. 그런만큼 코르크를 대체할만한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플럼잭의 결정은 현실적인 고려에서 내려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르크 오염으로 와인맛이 상하는 비율은 보통 3%에 달하며 일부 와인의 경우는 이보다 더 높다는 것. 스크류 탑은 이런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준다.
그러나 여기에도 고민은 있다. 무엇보다 스크류 탑은 싸구려라는 일반의 인식이 그것. “과연 소비자들이 스크류 탑 와인에 병당 50달러 이상을 지출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한데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와인애호가들 대부분은 어떤 마개인지에 별로 개의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결과에 고무된 와이너리들은 스크류 탑 도입문제를 신중히 검토중인데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의 많은 와이너리들이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샌타크루즈의 ‘보니 둔 와이너리’ 또한 병당 10달러짜리 ‘빅하우스 레드’와인 8만상자를 스크류 탑으로 출시키로 했다. 다른 와이너리들은 아직은 눈치를 보는 단계이지만 코르크를 포기하고 스크류 탑을 선책하는 와이너리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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