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만 써보면 은행 가기가 싫다
▶ 각종 페이먼트 클릭하나로 OK
샌프란시스코 거주 알렉스 슬로안은 거래 은행 브랜치가 집 근처에 있는지 어떤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실제로 거래은행인 웰스파고 은행 브랜치가 집에서 몇 블럭 이내에 있지만, 진짜 이 은행과 거래하는 이유는 자신의 퀴큰(Quicken) 소프트웨어가 이 은행의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은행 브랜치에 가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그는 “은행에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33세 벤처 캐피털 투자자인 슬로안은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고 있는 현재 1,780만명에 이르는 사람중 대표적인 한 케이스에 불과하다. 마켓 리서치사인 IDC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인터넷이 있는 가정의 3분의1이 어떤 형태로든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온라인 뱅킹은 내 삶을 바꿔 놓았다”고 슬로안은 말한다. 자신의 재정상태를 완전히 파악, 컨트롤하고 어카운트에 어떤 변동이 있는지를 실시간(real time)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아버지 때는 월말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IDC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슬로안의 아버지도 아마 조만간 온라인 뱅킹을 이용할 것 같다. 현재 미전국의 은행중 반 이상이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2년 전 12%에 불과한데서 급격히 늘어난 것이기 때문. J.P. 모건 체이스 은행은 정확한 이용자 수는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년 사이 온라인 뱅킹 이용자가 두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괄목할 증가는 인터넷 이용 가정의 증가라기보다는 온라인 뱅킹 자체의 인기가 크게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많은 전통적인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고 이용하기 편하게 갖추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80~90년대 초보단계에서는 온라인 뱅킹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보안 문제도 걱정됐으나 이제는 그런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전통적 은행들이 크거나 작건 간에 정교한 온라인 뱅킹 시스템을 만들어 유지하는데 대단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 고객들이 은행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온라인 뱅킹 시스템을 꼽고 있다고 J.P. 모건 체이스 은행측은 밝히고 있다.
은행 고객 입장에서 온라인 뱅킹이 전통적 은행 이용에 비해 갖는 장점은 너무나 확실하다. 매달 보내야 하는 각종 페이먼트를 자동 지불(automatic bill pay)한다. 매월 유틸리티 빌을 살펴야 할 필요도 우표에 침을 발라 봉투에 넣어 발송해야 할 필요도 물론 없다.
예정된 날짜에 보내야 할 곳에 돈이 지불되고 현재 구좌에 얼마나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최근 지불이나 입금 등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은행 문 열고 닫는 시간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어느 때라도 세이빙스 어카운트에서 체킹 어카운트로 돈을 옮겨 놓을 수 있고 주식투자를 위해 즉시 돈을 입금시킬 필요가 있을 경우 집에 앉아서 새벽 3시라도 돈을 보낼 수가 있다.
보다 세련된 온 라인 뱅킹을 제공하는 은행에서는 지출 세목별 명세도 금방 리포트로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매달 세탁비로 얼마를 쓰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한번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왜 진작에 이용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편리하다.
대단한 편리를 제공하지만 온라인 뱅킹에도 작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가 처리하는 것인 만큼 이용자로서는 어카운트의 변동상황을 전통적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키보드 오타 하나로 잘못된 지출이 이뤄진다.
또 전자 체크(electronic check)는 보내는(send) 순간 지불한 것으로 취급된다. 매월 반복되는 지불의 경우 자동 지불되기 때문에 아차하면 바운스를 내기 십상이다. 그래서 은행들도 오버 드래프트 프로텍션 플랜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나 본인의 주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편리한 만큼 전통적 뱅킹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정상태와 어카운트 변동 상황에 대해 충분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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