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떨어진 ‘에이스’인가.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즌 최악의 피칭을 보이며 다시 한번 뼈아픈 좌절을 맛봤다. 28일 텍사스 알링턴 볼팍에서 벌어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2회초 상대 톱타자 작 존스에 통한의 만루홈런을 맞는 등 단 3⅓이닝동안 4안타와 사사구 5개로 6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돼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했다. 이날 4회를 넘기지 못하고 물러남으로써 박찬호는 다시 한번 에이스로서 몫을 전혀 해내지 못했고 레인저스의 연패행진은 5게임 째로 연장됐다. 6실점이 모두 자책점인 박찬호의 방어율은 경기 전 6.61에서 8.24로 치솟았다.
지난 24일 캔사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비교적 좋은 피칭을 보이고도 폭우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승리 기회를 날린 뒤 4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이날 9명중 토리 헌터 1명을 제외한 8명을 좌타자로 포진시킨 트윈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제구력이 흔들리는 바람에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주심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익존으로 인해 마음의 평상심을 잃은 것도 박찬호의 침몰을 앞당긴 큰 원인이 됐다.
박찬호는 1회초 2사후 덕 멘케이비츠를 스트레이트 포볼로 내보내긴 했으나 나머지 3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패배의 검은 구름은 2회 갑자기 몰려왔다. 화근의 시발은 1사후 코리 코스키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것. 다음 타자를 외야플라이로 잡아 투아웃을 만든 박찬호는 그러나 하위타자인 8, 9번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에이스로서의 역량에 심각한 의문부호를 던졌다. 8번 A. J. 피에르즌스키에 레프트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내줬고 9번 데니 하킹을 포볼로 내보내 주자 만루의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1번타자 존스에게 초구에 그랜드슬램 펀치를 맞고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존스는 박찬호의 몸 쪽 약간 높은 직구를 날카롭게 끌어당겼는데 타구는 불과 2∼3피트 차로 라이트필드 파울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박찬호와 레인저스를 울렸다.
박찬호는 3회초를 3자범퇴로 막아내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으나 이미 3회까지 70개를 던진 상처가 너무 컸다. 4회초 선두 바비 켈티를 포볼로 내보낸 뒤 피에르즌스키에 우중간 3루타로 또 한 점을 내준 박찬호는 1사후 존스에 다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고 6점 째를 내준 것이 피니시블로가 됐다. 투구수 81개중 스트라익은 겨우 43개.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 몇 개를 감안해도 에이스로서 자격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부진한 경기임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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