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번역하는 습관이 들어버렸어요.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룰수 있게 되면 번역한 내용을 육필 원고가 아닌 인쇄물로 넘겨주고 싶습니다.”
‘2002 시카고 연장자 명예의 전당’상을 수상한 최신덕씨(80)의 올해 작은 소망이다.
“운전과 컴퓨터를 배우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됩니다. 한편으로는 못하는게 있어 겸손을 배우게 됐고 살아있는 동안 이를 깨닫게 된 것이 감사합니다.”
삼십이 넘은 나이에 여고생인 큰 딸, 조롱조롱한 아이들을 뒤로하고 시카고대학에 유학왔던 최씨는 ‘4남매 어머니의 고학’을 성공리에 마치고 유솜 교육원장을 지낸 후 28년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쳤다. 제자 양성에 열정을 쏟던 중 프린스턴 대학, 서던 일리노이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그는 한국 학계에 ‘인류학’을 소개하고 76세까지 ‘노년 사회학’ 개정판을 번역하는 등 자아 개발과 배움을 쉬지 않았다.
“1999년 2월 미국에 다시 왔어요. 정담을 나눌수 있는 옛 제자들을 만나다보니 뒤늦게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기회가 저절로 따라왔네요.”
최씨는 같은 해 6월부터 김은희 제자가 근무하는 한인사회복지회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며 호적 영역을 비롯, 각종 관공서 브로셔를 한글로 번역하거나 한글 브로셔를 영역하는 일을 해왔다.
“아직도 실생활을 통해 사회학을 새롭게 배웁니다. 미국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노인들이 사회보장제도 덕에 연장자 홈 등에서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더군요. 그런데도 미국에 거주하는 많은 한인 연장자들이 이를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관련 내용을 번역하게 됐어요.”
노년에 커뮤니티의 누군가를 위해 뭔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하다는 그는 사회보장제도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 번역하면서 종전까지 한역본이 전무했던 여성 관련 사회보장제도 내용을 보강했다.
한국서 배운 국선도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화초 관리, 키보드 연주, 컴퓨터 연습 등을 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는 그는 단전호흡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든지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