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는 노인 중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할머니가 있는데 시집간 딸이 시간날 때마다 와서 극진하게 돌봐요.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저도 제 어머니한테 잘못한 일이 없었나 돌아보게 됩니다.”
홈케어 프로그램 제공자협회 일리노이지회가 4월16일 스프링필드에서 개최한 연례만찬에서 ‘올해의 연장자 가사보조원상(Mary Hill Homecare Assistant Awards)’을 수상한 김재을(57)씨는 일하는 동안 오히려 배우는 점이 많다고 했다.
“1995년 6월말에 이민왔어요. 집에서 그냥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일자리를 찾는데 영어, 나이 등 걸리는 요소들이 많더군요. 홈메이커는 시부모를 모셔봤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 시작했어요. 노인들이 저를 좋아하셔서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김씨는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대화를 하면서 일하면 시간도 빨리 가고 보람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노인이 되면 모두 어린이가 되잖아요.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때론 이상한 행동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원하는대로 해드리고 수일이 지난 후 연장자들에게 시켜서는 안되는 일들을 찬찬히 말씀드리지요.”
그는 노인들이 필요한 것은 사실상 가사보조 서비스보다 외로운 마음을 따뜻하게해 줄 사랑인 것 같다고 했다. 노인들을 돌보는 동안 자신마저 성격이 점차 바뀌는 것을 느낀다는 그는 6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본래 내성적이었는데 제 성격이 많이 뀌었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노인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제 마음도 밝아지고 버스를 타고 이 집, 저 집 다니다보니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습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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