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라벨은 그 와인의 신분증이다. 라벨에는 출생연도와 출신가문, 그리고 그 와인의 혈액형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라벨만 제대로 읽을줄 알아도 와인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미국산 와인의 라벨은 포도의 출산지를 명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와인에 쓰인 포도가 특정지역에서 재배된 것일수록 좋은 와인일 확률이 높다. 하버드 출신 홍길동이라는 라벨이 대학출신 홍길동보다는 더욱 신뢰가 가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미국 와인 라벨에 캬버네 소비뇽, 샤도네등 포도품종을 표기하려면 최소 그 품종이 75% 이상 사용돼야 한다. 이 최소치를 지키면서 잘 블렌딩을 하면 다양한 맛의 와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어떤 레드 와인 품종도 75%를 넘지 않는다면 그 와인은 레드 테이블 와인으로 이름이 붙는다.
캘리포니와 와이너리들이 모두 포도를 직접 재배, 양조하지는 않는다. 라벨에 ‘produced and bottled by’라는 문구가 있으면 이것은 포도의 90% 이상이 그 와이너리에서 으깨지고 발효됐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grown’이라는 말이 더 붙어 있거나 ‘estate bottled’라 적혀 있으면 물론 생산자에 의해 재배된 포도를 사용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made and bottled by’라고 쓰여 있으면 싸구려로 보면 된다. 와인중 10% 정도만이 그 와이너리에서 발효됐을 뿐 나머지는 다른 곳의 싸구려 벌크 와인을 섞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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