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타운 내 한 상가에서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온 인모씨는 운영경비를 줄이기 위해 최근 2개인 매장을 한 자리로 줄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는 타운에서는 다반사인 빈 점포의 ‘초과수요’를 경험했다. 자리가 나기가 무섭게 입주 신청자가 13명이나 몰렸기 때문이다.
인씨는 “타운 장사가 생각 만큼 좋은 것은 아니어서 기존 테넌트 중에는 렌트비 부담을 느끼는 이도 있는데 유입인구는 폭증세”라며 “이 같은 초과 수요가 렌트비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건 타운 비즈니스의 딜레마"라고 지적한다.
타운에는 요즘 이같은 일이 많다. 장사는 그저 그런데 타운에서 장사하겠다는 이들은 몰려들어 건물가와 렌트비는 최근 2∼3년 간 급상승, 소위 ‘부르는 게 값’인 시절이 됐다는 지적이다.
투자및 사업체 전문 부동산 ‘BCI’의 리차드 김 에이전트는 "식당·술집들은 2∼3년 주기로 주인이 바뀌는데, 상호만 다른 새 업소가 거듭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이 기형적인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가.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첫째 원인은 IMF후 한국 자본 유입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조이 부동산’앤디 장씨는 "하루 한 두명은 한국에서 온 바이어들"이라며 "친척집이나 호텔에 투숙하면서 타운 매물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셀러들은 이들이 시세에 어둡다는 점을 십분 이용, 10만 달러를 13만 달러로 둔갑시키는 등 4만∼5만 달러씩 얹어 부르면서 타운의 ‘막 불러’ 풍토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타운 장사가 심리적으로 쉽고 편하다는 것이다. 영어 쓰면서 주류 사회를 뚫느라 고생하느니 한인 상대로 편하게 장사하겠다는 주의다.
셋째, 타운으로 주거 인구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돈 벌어 외곽으로 나갔던 한인들이 다시 타운으로 컴백하고 있다.
3년 전에 비해 콘도 가격이 거의 배 가까이 뛴 곳도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15만∼17만 달러 하던 콘도가 지금은 35만 달러"라며 "교통체증 등의 이유로 타운에 돌아와 비즈니스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옥스퍼드 플라자 상가내 ‘하비랜드’의 이영환씨는 "외부 자본이 유입돼 타운 경제가 활성화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고가 렌트에 우는 비즈니스도 많은 게 타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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